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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선수의 부모와 감독을 협박해 수천만원을 뜯어내고 국가대표 선발까지 조작한 '볼링계 대통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김후균)는 공갈과 사기, 강요, 업무방해 혐의로 강모씨(64)를 구속기소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2011년 12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국가대표 선수를 실업팀으로 이적하게 하고 선수의 부모로부터 그 과정에서 지원되는 '스카우트비' 200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 부모는 볼링계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강씨가 아들의 선수생활을 방해할까봐 걱정돼 돈을 준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국가대표 감독 직을 맡고 있던 2010년 5월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선수를 뽑는 과정에서 특정 선수를 붙이기 위해 다른 선수에게 평가점수로 0점을 준 혐의도 있다. 강씨는 "국가대표 선수를 영입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선수에게 겁을 줘 억지로 팀을 옮기게 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강씨는 또 "네가 누구 때문에 컸는데 말을 안 듣냐"며 알고 지내던 볼링팀 감독 등 6명을 협박해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85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강씨는 대한볼링협회 이사, 부회장까지 지내면서 볼링계에서 선수들의 입단, 이적뿐 아니라 감독들의 취업까지 관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집에 관리비가 밀렸다"는 핑계로 주변에서 돈을 빌린 뒤 도박자금으로 쓴 혐의도 받는다. 이런 식으로 강씨가 가로챈 액수는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82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이미 1억원의 도박 빚을 지고 있었던 데다 신용불량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