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을 법정에서 마주한 최순실씨가 죄책감을 토로하며 흐느꼈다.

최씨는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자신의 첫 공판에서 직접 발언권을 얻고 "40여년 간 지켜본 박 전 대통령이 이 재판장에 나와 너무 많은 죄인이 된 것 같다"며 "박 전 대통령께서는 절대 뇌물이나 이런 것을 갖고 나라나 기업을 움직이는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발언 도중 거친 숨소리를 내면서 흐느꼈다.

최씨는 박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운 검찰을 향해 반감을 드러냈다. 최씨는 "여기(법정)에 한웅재 형사8부장검사도 있지만 처음부터 박 전 대통령을 축출하기로 결정을 했던 것 같다"며 검찰이 표적 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이어 "(검찰이) 저한테 모든 것을 시인하라고 하셨고 경제공동체로 엮어가려고 애를 많이 쓰셨다"고 했다. 최씨는 딸 정유라씨의 승마지원 등 명목으로 삼성에서 지원금을 받았다는 검찰 수사결과도 부인했다. 최씨는 "삼성 말이나 차는 전부 삼성 것이지 제 소유도 아니었다"고 항변했다.

최씨는 재판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자신의 결백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했다. 최씨는 "삼성 합병이나 이런 것으로 해서 뇌물죄로 몰고 가려는 건 검찰의 무리한 행위"라며 "다음번엔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충분히 얘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이 재판으로 박 전 대통령이 진정으로 허물을 벗었으면 한다"며 "나라를 위한 대통령으로 남게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