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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경찰이 신분증 제시 없이 불심검문하면 불법?

[the L] 원칙은 신분증 제시…제시하지 않았다고 반드시 위법은 아냐


경찰관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고 불심검문을 했을 때 만약 검문한 사람이 경찰관이고 검문하는 이유가 범죄행위에 관한 것임을 불심검문 당하는 사람이 충분히 알고 있었다면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2013년 2월 A씨가 술집에서 돈을 내지 않고 가려 해 직원과 다툼이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여직원이 피묻은 휴지를 얼굴에 대고 있는 것을 보고, A씨에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하려 했다. 그러나 A씨는 질문에 응하지 않고 계산대로 피해 출입문으로 나가려 했다. 


결국 경찰과 A씨는 몸싸움을 했고 이 과정에서 A씨는 욕을 하며 경찰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결국 A씨는 공무집행방해죄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때문에 재판에 넘겨진 A씨는 당시 경찰관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고 불심검문을 한 것이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이 자체가 위법한 공무집행이기 때문에 자신에겐 죄가 없단 얘기다.

대법원은 A씨에게 공무집행방해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2014도7976 판결) 즉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더라도 불심검문이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고 본 것이다. 판결 이유로 대법원은 당시 출동한 경찰들은 모두 경찰 정복 차림이었던 점, A씨가 경찰관들에게 신분증 제시 등을 요구한 적 없었던 점 등을 꼽았다.

불심검문은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규정돼 있다. 경찰관이 수상한 거동이나 기타 주위의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해 △죄를 범했거나 또는 범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이미 행해졌거나 행해지려고 하는 범죄에 대해 그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자를 정지시켜 질문하는 것이 불심검문이다. 이때 경찰은 먼저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소속과 성명, 질문의 목적, 이유를 설명하게 돼 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불심검문이 위법하려면 단순히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은 것뿐 아니라 불심검문을 하게 된 경위, 불심검문 당시의 현장상황과 검문을 하는 경찰관들의 복장, 피고인이 공무원증 제시나 신분 확인을 요구하였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만약 검문하는 사람이 경찰관이고 검문하는 이유가 범죄행위에 관한 것임을 불심검문 당하는 사람이 충분히 알고 있었다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해도 문제가 없단 얘기다.


◇ 판례 팁 = 경찰관이 신분증을 제시하지 않고 불심검문을 했어도 무조건 위법한 것은 아니다. 검문을 하는 사람이 제복을 입고 있는 등 경찰관이었고, 검문하는 이유가 범죄행위에 관한 것임을 검문을 당하는 사람이 알고 있었다면 그 불심검문은 위법하지 않다.


◇ 관련 조항

경찰관 직무집행법

제3조(불심검문)

① 경찰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정지시켜 질문할 수 있다.

1. 수상한 행동이나 그 밖의 주위 사정을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볼 때 어떠한 죄를 범하였거나 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

2. 이미 행하여진 범죄나 행하여지려고 하는 범죄행위에 관한 사실을 안다고 인정되는 사람

④ 경찰관은 제1항이나 제2항에 따라 질문을 하거나 동행을 요구할 경우 자신의 신분을 표시하는 증표를 제시하면서 소속과 성명을 밝히고 질문이나 동행의 목적과 이유를 설명하여야 하며, 동행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동행 장소를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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