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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앞면만 복사한 위조지폐는 무죄…왜?

[the L] 진짜 돈으로 착각할 가능성 없다면 통화위조죄 인정 안 돼


화폐를 위조했더라도 다른 사람이 진짜 돈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없다면 통화위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다.

A씨는 돈이 없었지만 돈이 있어 보여야 했다. 자신이 돈을 빌린 사람들에게 돈을 갚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부도로 신용불량자가 된 사실을 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0년 8월쯤 A씨는 컬러복사기를 이용해 5만원권 지폐 앞면을 복사했다. 그중 일부는 칼로 자르고 일부는 자르지 않은 상태로 뒀다가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렇게 복사기를 사용해 가짜돈을 만든 A씨는 결국 이런 사실이 드러나 통화위조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대법원은 채권자들을 속이기 위해 복사기를 이용해 가짜 돈을 만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통화위조죄는 통용하는 대한민국의 화폐를 행사할 목적으로 위조하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다. 여기서 ‘행사할 목적’이란 위조나 변조한 통화를 진정한 통화로서 유통시키겠다는 것을 말한다. 즉 실생활에서 자신이 위조한 지폐를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 만들었는지 그 목적을 따지는 것이다.


단순히 자신이 돈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서 위조지폐를 만든 경우는 ‘행사할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통화위조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A씨의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게다가 통화위조죄에서 위조된 통화는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실제 돈과 착각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만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 A씨가 만든 위조지폐는 앞면만 복사돼 뒤집어보기만 해도 진짜 돈이 아닌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진짜로 착각할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A씨에게 통화위조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다.


◇ 판례 팁 = 통화위조죄가 적용되기 위해서는 위조한 지폐가 실제 지폐로 착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만큼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 또 자신이 위조한 지폐를 실제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A씨는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통화위조죄가 적용되지 않았다.

◇ 관련 조항

형법

제207조(통화의 위조 등)

①행사할 목적으로 통용하는 대한민국의 화폐, 지폐 또는 은행권을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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