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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리포트]文정부 "휴대폰 기본료 폐지"…위헌?

[the L] "위헌적 과잉규제" vs "통신시장 특성상 합헌" 의견 엇갈려

문재인 대통령/ 사진=뉴스1

문재인정부가 휴대전화 기본요금 폐지를 위해 고강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통신업계는 기본료를 없앨 경우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안까지 거론된다. 새 정부의 기본료 폐지 정책은 과연 위헌일까? 변호사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8일 법조계와 정부에 따르면 미래창조과학부는 9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통신 기본료 폐지를 포함한 통신비 인하 방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앞서 국정기획위는 6일 미래부가 통신 기본료 폐지에 소극적이라며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다 다음날 입장을 선회해 "9일까지 납득할 만한 통신비 인하 대책을 보고하라"고 다시 미래부에 요구했다.

◇"위헌적 과잉규제"

미래부가 통신 기본료 폐지에 미온적 태도를 보인 건 업계의 강력한 저항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통신 3사의 전체 영업이익이 3조7000억원이었는데, 기본료를 폐지하면 연 7조원의 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돌아설 수 밖에 없다"며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5G(5세대) 이동통신망 투자도 해야 하는데, 기본료를 폐지하면 투자 여력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료 폐지는 민간의 재산권과 가격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헌법 제119조 1항은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그러나 2항은 '국가가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본료 폐지 정책이 위헌인지 여부는 이를 적절한 수준의 '규제와 조정'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변호사들의 의견은 팽팽하게 갈렸다.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 변호사들은 기본료 폐지를 과잉규제로 판단했다. 최진녕 법무법인 이경 대표변호사는 "국가의 규제로 기업이 대규모 적자를 입는다면 이는 과잉금지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기본료 폐지는 통신사의 주주 등 국민의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대영 변호사 역시 "기업이 존립의 위기를 맞을 정도의 정책은 비례의 원칙 위반으로 위헌 결정을 받을 수 있다"며 "기본료 폐지보다는 통신사들의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통신요금 인하를 유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통신시장 특성상 합헌"

반면 합헌이라고 판단한 변호사들은 주로 통신시장의 특수성을 지적했다. 이호영 법무법인 폴라리스 변호사는 "통신서비스는 정부가 기업들에 독과점적 지위를 보장해준 일종의 공공재인 만큼 기본권을 어느 정도까진 제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필우 법무법인 콤파스 변호사는 "통신 기본료는 망 설치 의무를 진 사업자가 투자비용을 회수토록 하기 위한 것인데, 망 설치가 완료된 이상 기본료는 폐지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했다. 유승백 변호사는 "기본료 폐지로 기업의 영리활동과 이윤추구가 제한되는 불이익이 있더라도 입법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거나 법익의 균형을 해치는 정도에 이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헌법학계에선 기본료 폐지가 합헌이 되기 위해선 행정조치가 아닌 법률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상겸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기본료 폐지로 통신사들이 실제로 적자를 입는다면 국가의 과도한 관여로 볼 수 있다"면서도 "만약 입법을 통해 기본료를 폐지한다면 이는 입법재량의 영역으로 용인할 수 있다"고 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으로부터 '정부가 통신사에 기본료를 폐지하라고 요구하는 게 현재 헌법질서상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고 "충분히 헌재에 (헌법소원 심판청구가) 들어올 수 있는 사건이라고 본다"며 "통신산업의 특수성이 있어 행정지도 등 다른 여러 방법으로 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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