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난 방화셔터 탓에 번진 불길, 누구 책임?

[the L][돈 되는 법률상식]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손해 커졌다면 건물 관리하는 측에 책임 물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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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에 화재가 발생하였는데도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손해가 확대됐다면 건물을 관리하는 관리단과 관리업체에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의 판결을 소개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535689 판결)

일반적으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업체들이 화재 발생을 대비한 방화문이나 기타 안전상의 관리업무를 거의 하지 않는다. 실제로 화재가 발생해야만 하자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괜찮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평시에는 안전상의 관리업무를 해태하기 쉽다. 바로 이런 점들이 문제다.

이 사건에서도 화재 발생 전에는 관리업체 등이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고 있다가 화재가 발생한 이후에 이와 같은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러나 불행히도 해당 화재로 발생한 손해는 보통의 경우보다 훨씬 가중된 상태였다.

이에 법원은 여러 사정을 종합해 봤을 때 이렇게 판결했다. 먼저 법원은 방화셔터가 정상적으로 관리되었다면 연기 및 열 감지기 등이 작동하여 방화셔터가 자동으로 작동, 완전히 하강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 이 방화셔터가 화재 발생 당시에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서 화재로 인한 손해가 확대됐으므로, 관리단과 관리업체에게는 책임이 있다고 봤다. 즉 관리단과 관리업체가 화재가 발생할 경우에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유지와 관리를 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을 인정해 화재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원고가 요구한 금액이 약 8억 9000만원에 달한다는 점은 관리단이나 위탁관리업체의 입장에서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판결을 계기로 기존 관리단이나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화재가 실제 발생할 수 있고, 화재가 발생한 이후에는 어떠한 조치를 해도 늦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안전점검의무를 소홀히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권형필 변호사는 주로 집합건물과 부동산 경매 배당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저서 집필, 강의, 송무 등으로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경매·집합건물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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