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1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지상파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무단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JTBC 관계자들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병철)는 23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JTBC 직원 김모씨와 이모씨에게 각각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JTBC가 사전에 입수한 내용은 지상파 3개 방송사의 예측조사 결과로 영업비밀"이라며 "영업비밀을 사용하려는 고의와 사전 모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씨 등의 행위는 언론매체 사이의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린 것으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다만 JTBC가 조직적으로 영업 비밀을 빼내거나 직원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법인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보도 책임자들이 김씨 등에게 '지상파 3사가 출구조사 결과를 모두 방송한 다음 인용 보도하라'고 지시했던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 등은 2014년 6월4일 지방선거가 끝난 직후 지상파 방송사들이 출구조사 결과를 공개하기 시작하자 미리 입수했던 자료와 내용이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들의 방송에 내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편 지상파 3사는 이 사건으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JTBC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내 일부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지난 15일 JTBC가 지상파 3사에 각각 2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