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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판례氏] 하도급대금 후려치기, 소송 결과는?

[the L] 2013년 하도급법 개정...부당감액으로 손해 발생시 3배한도 손배 책임 부과

편집자주[친절한판례氏]는 중요하거나 의미있는 과거 판례를 더엘(the L) 독자들에게 최대한 쉽고 친절하게 소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그래픽=임종철 디자이너

삼성중공업의 한 하청업체가 문재인정부의 정책제안 플랫폼인 '광화문1번가'에 불공정거래 내용을 제보했다. 삼성중공업이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깎아(부당감액)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제보가 접수된 지 불과 2주일만에 삼성중공업에서 자료를 수거해갔다. 

앞서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감액(減額)한 발주사에 손해배상 소송을 낸 한 수주업체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있어 소개한다.

2007년 4월 수주업체인 A사는 발주업체인 B사와 거래하던 과정에서 B사의 강요로 불리한 조건으로 대금정산에 합의해 피해(부당감액)를 입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소송과 별도로 A사는 B사를 공정위에 신고했고 공정위는 해당사안과 관련해 B사에 3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재판에서는 A사가 대금을 덜 받은 부분을 '손해'로 볼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가 됐다. 당시만 해도 하도급법에서는 부당감액으로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손해'라고 인정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심과 2심에서는 B사가 A사에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지를 두고 판단이 엇갈렸다.

대법원은 A사에 대한 B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즉 △대금지급 시점 물가하락 등 이유로 한 대금감액 △경영상 어려움 등을 이유로 한 감액 △심각하지 않은 수급업자의 잘못을 이유로 한 감액 △감액합의의 소급적용 등 하도급법이 규정한 부당감액 행위가 원사업자의 우월적 지위에 의해 수급업자의 자발적 동의 없이 이뤄졌다면 그 자체로 하도급법을 위반한 불공정거래 행위라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또 하도급법을 위법한 불공정거래 행위로 인정된다면 B사의 행위는 곧바로 하도급법이 보호하려고 하는 수급업자 A사의 권리·이익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라고 판시했다. B사에 대한 A사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것은 물론이다.

한편 발주사·원사업자와 수급업자 사이의 특수한 관계를 규정한 특별법인 하도급법 외에 일반법인 민법에서도 불공정거래를 규제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민법 제104조(불공정한 법률행위) 조항이다. A사는 B사에 하도급법 위반 외에도 민법의 이 조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함께 청구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인정하지 않았다. 민법 제104조에 의한 손해가 인정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 수급업자가 급박한 곤궁에 빠져 있거나 경솔·무경험 등 상태라는 점을 악용해 폭리를 취하려는 원사업자의 의사(폭리행위 의사) △객관적 요건으로 급부·반대급부 사이의 현저한 불균형 등이 인정돼야 하는데 A사와 B사의 사건에서는 이러한 점이 인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A사가 B사를 상대로 소송을 처음 제기한 2007년 당시만 해도 하도급법의 문언상 수급업체의 기술자료를 부당하게 넘겨받는 행위에 대해서만 손해로 명시돼 있었다. 이 때문에 대법원의 법 해석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2013년 하도급법 개정으로 기술자료의 부당요구 외에도 부당감액, 부당한 위탁취소, 부당반품 등의 행위로 손해를 입은 자가 발생할 때 가해자는 손해액의 3배 한도에서 손해배상책임을 지도록 제도가 바뀌었다. 그 외 부당한 경영간섭이나 보복조치, 부당한 대물변제 등의 경우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는 규정도 2013년 개정으로 새로 도입됐다.

◇관련조항
민법 제104조(불공정한 법률행위)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

하도급법(하도급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1조(감액금지) 
① 원사업자는 제조등의 위탁을 할 때 정한 하도급대금을 감액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원사업자가 정당한 사유를 입증한 경우에는 하도급대금을 감액할 수 있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원사업자의 행위는 정당한 사유에 의한 행위로 보지 아니한다.
1. 위탁할 때 하도급대금을 감액할 조건 등을 명시하지 아니하고 위탁 후 협조요청 또는 거래 상대방으로부터의 발주취소, 경제상황의 변동 등 불합리한 이유를 들어 하도급대금을 감액하는 행위 등 9호까지.

하도급법 제35조(손해배상 책임) 
① 원사업자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원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원사업자가 제4조, 제8조제1항, 제10조, 제11조제1항ㆍ제2항 및 제12조의3제3항을 위반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원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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