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변호인단이 공개한 특검 관계자가 정씨를 새벽 2시께 집 앞에서 만나 함께 이동한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사진=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재판에 증인으로 깜짝 출석한 정유라(21)씨의 구속 여부를 두고 검찰이 여전히 고민 중인 가운데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달 정유라 씨의 두 번째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검찰은 정씨를 다시 소환해 수사했지만 아직 3번째 구속영장 청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 와중에 정씨는 지난 12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정씨는 증인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마음을 바꿔 "코어스포츠에서 월 650만원 급여를 받았나"는 등의 특검 측 질문에 인정하는 대답을 했다.

정씨의 '깜짝 출석'을 두고 특검 측과 정씨 변호인 측 사이에서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정씨가 자의로 재판에 출석했다는 증거라며 특검이 공개한 문자메시지는 정씨가 권영광 변호사에게 재판이 시작되기 1시간 40여분 전인 오전 8시 19분쯤 보낸 것으로 '재판에 출석하는 것이 옳은 일인 것 같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정씨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를 두고 "해당 문자메시지를 권 변호사가 받은 시각이 10시 23분"이라며 "정씨의 핸드폰을 특검 관계자 또는 그 지시를받은 사람이 보관하고 있다가 정씨가 자의로 출석했다고 하기 위해서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변호사는 "12일 새벽 2시6분쯤 정씨가 주거지 미승빌딩을 혼자 빠져나와 특검 관계자와 함께 준비된 자동차를 타고 사라졌다"며 "전근대적 '보쌈증언'이며 해외토픽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씨는 변호인들과도 연락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가 왜 마음을 바꿨는지, 정말로 자의로 출석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은 그가 입을 열 때까지 미스터리로 남을 전망이다.

다만 정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어머니 최순실 씨와 삼성 측에 불리한 증언을 쏟아낸 것을 두고 '제2의 장시호'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씨가 구속 여부나 재판 구형 등에서 선처를 받기 위해 증인으로 출석하는 등 특검 측에 협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농단 수사에 필요한 태블릿PC를 넘겨주는 등 특검에 크게 협조한 장씨는 구속 재판 기간이 끝난 후 현재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정씨가 특검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법정 출석을 해 증언했기 때문에 이런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