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총괄회장은 19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열리는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 오후 1시46분쯤 법원에 도착했다. 붉은 지팡이를 짚고 차에서 내린 신 총괄회장은 주변의 부축을 받아 휠체어에 탄 뒤 담요를 덮고 법정으로 이동했다. 큰아들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3)이 직접 휠체어를 밀었다.

신 총괄회장은 '오랜만에 재판에 나왔는데 심경이 어떠나' '오늘 왜 나오셨는지 아시나' '건강상태는 괜찮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3월20일과 4월18일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그러나 당시 재판부의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생일이나 본적 등 기본적인 인적사항에 대해서도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후 재판부는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재판을 진행해왔다. 다만 이날은 그동안 '기일 외 증거조사' 형식으로 진행된 서류증거들을 직접 고지해 증거능력을 부여하는 과정이 필요해 신 총괄회장이 출석하도록 했다.

한편 신 총괄회장 측은 경영비리 혐의에 대해선 변호인을 앞세워 전면 부인하고 있다. 애국심을 갖고 기업을 경영했으며, 총수일가에게도 "임직원들이 감옥에 가고 더 큰 가산금을 내게 돼서 손해가 더 크니 탈세는 하지 말고 절세를 하라고 했다"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신 총괄회장은 신 이사장과 부인 서미경씨(58), 서씨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33) 등에게 자신의 롯데홀딩스 지분 을 물려주는 과정에서 탈세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이시장의 증여 과정에서 560억원의 세금이, 서씨 모녀의 증여 과정에서 각각 298억원의 세금에 포탈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 신 명예회장은 신동빈 회장 등과 짜고 회삿돈 500억여원을 급여 명목으로 빼돌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서씨 모녀 등에게 지급했다는 등의 혐의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