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홍욱 전 관세청장 /사진=뉴스1

면세점 특혜 의혹에 연루돼 자리에서 물러난 천홍욱 전 관세청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20일 박 전 대통령 등의 공판을 열고 천 전 청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한다.

박 전 대통령은 롯데와 SK가 2015년 면세점 심사에서 탈락하자 미르재단에 출연금을 내는 대가로 추가로 면세점 허가를 내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검찰은 천 전 청장을 상대로 관세청이 지난해 4월 서울시내 면세점 추가 특허 방안을 발표한 뒤 롯데 등 4곳을 선정한 경위 등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이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기획재정부 관계자들은 롯데와 SK가 탈락한 뒤 청와대에서 면세점 수를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천 전 청장은 면세점 추가 특허 방안 발표 이후 관세청장 자리에 올랐다는 점에서 청와대의 지시 여부 등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다. 다만 지난해 관련 의혹이 불거졌을 때 면세점 추가 특허 추진이 관세청 자체 계획이었다는 내용의 해명 자료를 배포한 바 있어 그 경위가 증인 신문의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천 전 청장은 최근 감사원의 면세점 비리 감사를 통해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자 신청 업체에서 제출받은 사업계획서 등 기록물을 폐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천 전 청장은 최씨의 추천으로 관세청장 자리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누가 자신을 청장 자리에 추천했는지 몰랐다가 이후 최씨의 존재를 알게됐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법정에서는 이와 관련한 질문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