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대법원./사진=뉴스1

자동차 손해배상과 관련, 수리가 가능하더라도 중대한 손상 때문에 자동차 값이 떨어졌다면 이를 고려해 손해배상액이 정해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김모씨에게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춘천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1일 밝혔다.

김씨가 운전하던 덤프트럭과 최모씨가 운전하던 덤프트럭이 당진시 송악읍 사거리에서 부딪쳤다. 교차로에서 일시 정지하거나 서행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김씨의 과실비율은 10%로 정해졌다. 김씨는 수리기간 중 영업손실, 차량수리비, 연료비, 검사과태료, 감가손해(사고로 인해 자동차 가격이 하락해 발생한 손해) 등을 달라고 요구했다.

1심 재판부는 보험사가 김씨에게 줄 돈으로 수리기간 중 영업 손실액과 차량수리비, 견인비 등을 합한 금액에서 책임비율인 90%만큼 지급하고 이에 따른 이자도 함께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김씨가 주장한 차량에 수리 불가능한 부분이 남아 있어 교환가치가 감소했다고 주장한 감가손해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가 인정한 금액에서 김씨가 청구한 금액 중 연료비도 보험사에서 지급해야 한다면서 이 부분을 추가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달랐다. 대법원 재판부는 "자동차가 사고로 엔진이나 차체 주요 골격 부위가 파손되는 중대한 손상을 입으면, 운행이 가능해지더라도 외부 충격을 흡수하는 안전성이나 부식에 견디는 내식성이 저하되고, 차체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면서 "중대한 손상이 있을 땐 기술적으로 가능한 수리를 마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상회복이 안되는 수리 불가능한 부분이 남는다"고 봤다.

이어 "자동차 손해배상액을 산정할 땐 이같은 내용들이 고려돼야 하고 특히 이 때문에 자동차 가격이 하락하는 손해가 발생하는지 가려야 한다"면서 "수리가능성만을 이유로 교환가치 감소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한 원심 판결은 잘못"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