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전 특전사 제대군인 모임 회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 위반과 업무상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단법인 '대한민국특전동지회'(특전동지회) '대한민국국제재난구조협회'(재난구조회)의 전직 회장 박모씨에게 징역 2년을, 사무총장으로 일한 김모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박씨는 2004년부터 특전사 제대군인 모임인 특전동지회와 재난구조회의 사무총장과 회장을 맡은 바 있으며 김씨는 같은 단체의 기획실장·사무총장을 맡았었다. 양 단체는 구성원과 사무실이 같고 운영비도 함께 사용하며 회계처리도 함께 하는 사실상 동일한 단체였다.

이들은 2005년 2~4월 박씨의 지인 방모씨에게 2억원을 빌려준 것처럼 허위 차용증을 작성하고, 2007년 10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61차례에 걸쳐 총 1억4000여만원을 해당 차용금 변제 명목으로 마음대로 사용해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았다.

유사한 행위를 통해 2008년 10월부터 2011년 1월까지 16차례에 걸쳐 총 700여만원 상당의 업무상 배임, 2007년 9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160회에 걸쳐 총 1억2천여만원의 업무상 횡령, 2007년 5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263회에 걸쳐 총 6천여만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해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았다.

이들은 국가로부터 나오는 보조금도 빼돌렸다. 행정안전부가 지급한 6800만원 중 330만원을 박씨가 협회에 빌려준 것처럼 회계처리 하는 등 이런 식으로 2009년 8월 부터 2009년 10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총 3천500여만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았다.

1심은 박씨에게 징역 2년 6개월, 김씨에게 2년의 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징역 2년과 징역 1년 6개월로 각각 감형,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1심 재판부는 "(국가 보조금 사기는) 죄질이 극히 나쁘다"며 "박씨 등이 오랫동안 시간과 비용을 들여 단체들에 헌신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선고의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횡령과 배임의 액수가 상당하고 범행이 오랜 기간 동안 이루어졌다"며 "박씨가 실제로 재난구조협회를 위해 지출한 돈이 지급받은 돈보다 많다고 하더라도 협회의 자금으로 편입된 재산을 자신의 것인양 협회의 업무와 상관없는 용도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서는 형사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박씨가 자신이 협회로부터 반환받아야 할 금액이 남아 있더라도 그에 관한 모든 권리를 포기하겠다고 하고 있어 협회로서는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할 위험성은 거의 사라졌다고 할 것"이라며 "피고인들의 역할, 범행에 관여한 정도 및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종합해 정한다"며 일부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