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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씨./ 사진=뉴스1 |
최순실씨(61)가 이재용 부회장(49)의 재판에 나와 "코마 상태에 빠질 것 같다"며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의를 제기했으나 재판은 그대로 종료됐다.
최씨는 26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전직 삼성그룹 수뇌부들의 뇌물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모든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했다. 최씨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작성한 조서를 확인하는 것도 거부했다.
진술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최씨는 "저는 이 재판에 나와서 진술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정)유라 혼자 나와서 혼선이 빚어졌다"며 "그 아이를 (특검이) 새벽 2시부터 9시까지 어디에 인치했는지 부모로서 당연히 물어야 하는데 검찰이 말을 안 한다"고 했다.
최씨 딸 정유라씨(21)는 지난 12일 이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변호인을 통해 재판에 나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가 이를 뒤집고 출석을 결심했다. 최씨는 특검이 정씨를 무단으로 출석시킨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법정에서 특검이 "증인(최씨)은 삼성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지 않느냐"고 묻자 최씨는 "증언을 거부한다. 인정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최씨는 "저는 6개월 동안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끝나자마자 뇌물죄로 (기소돼서) 10개월째 외부와 격리된 상태로 조사받고 있어 답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특검을 신뢰할 수 없고 회유와 협박을 많이 받아 정신이 패닉 상태다"라며 "저희 딸을 데리고 가서 먼저 신문을 강행한 것은 딸로 하여금 압박하기 위한 제2의 장시호 만들기"라고 했다. 또 "어미로서 이 재판에 오는 게 쉽지 않았다. 코마 상태에 빠질 지경이라 특검의 이런 질문에 대답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특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씨의 차명폰 통화내역, 정호성 전 비서관(48)의 문자메시지, 최씨의 출입국 내역 등 자료를 제시했으나 최씨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최씨는 "증언을 거부하는데 계속 물어보는 것도 고역"이라고 했다.
특검은 신문을 마치면서 "증언 거부 사유가 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최씨가 삼성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에 응할 생각이라면, 다음 차례에 오는 검찰의 신문을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최씨가 특검은 무시한 채 삼성 측 질문에만 답하는 것은 법리상 문제가 되므로 삼성 측에 대해서도 증언을 거부해야 한다는 취지다.
삼성 변호인단은 휴정한 사이 회의를 갖고 증인신문을 하지 않기로 정했다. 재판부가 재판을 마치려 하자 최씨는 "제가 몇 가지만 이야기해도 되겠느냐"고 발언권을 요청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증언을 거부했기 때문에 증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거부한 뒤 재판을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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