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장남이니까 상속 더 많이 받는다고?

[the L][고윤기 변호사의 상속과 유언 이야기]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상속과 유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사실 가장 먼저 나와야할 이야기는 “누가 상속인인가?”라는 것이고, 그 다음에 나와야 할 이야기는 “얼마를 상속받을 수 있는가?”입니다. 사실 모든 상속 문제나 유언과 관련된 쟁점들은 이 두 가지의 큰 틀에서 움직입니다. 상속재산 분할소송이든 유언장의 효력에 대한 소송이든 사람들의 관심분야는 누가 상속인이고 얼마나 상속받을 수 있는가의 두 가지 문제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결혼한 딸의 상속분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에게는 아들 둘에 딸이 한명, 총 3명의 자식이 있었습니다. 자식들은 모두 결혼했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의 재산을 정리하려고 보니, 그동안 몰랐던 부동산이 있습니다. 

아들 두 명은 딸에게 "출가한 딸은 상속분이 적다"고 주장합니다. 아들들이 부동산 소유권을 가지고 딸에게는 작은 재산만을 나눠 주려 합니다. 딸은 형제들과 싸우기 싫어서, 형제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려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합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까지 곁을 지킨 것은 딸이기 때문입니다. 

가상의 사례이기는 합니다만,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사례를 보는 순간, 누구나 불공평 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결혼한 딸도 자식인데, 왜 상속재산을 덜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형제·자매가 같은 상속분을 가지고, 딸이 결혼했든 하지 않았든 다른 형제자매와 같은 상속분을 가진다는 것은 이제 상식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민법에서 기본적인 가족관계, 혼인관계, 상속관계에 관한 것들을 정해 놓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법이 제정된 것은 1958년이고, 1960년부터 시행이 됐습니다. 그럼 이제 타임머신을 타고 우리 민법(民法)이 시행되기 이전인 60년 전으로 돌아가 봅시다. 민법 제정 이전에는 일본 민법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 시기에 아버지가 사망한 경우, 출가한 딸은 상속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즉, 출가한 딸은 상속인이 아니었습니다. 민법이 시행된 1960년 이후에는 시집간 딸도 상속인으로 인정받게 되지만, 상속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은 남자 형제보다 적었습니다. 이때 출가한 딸의 상속분은 남자의 상속분의 4분의 1이었습니다. 그 이후 1990년에 민법이 개정되기 전까지는 출가한 딸의 상속분은 여전히 4분의 1이었습니다. 

현재처럼 남녀간 평등한 상속이 확립된 것은 채 30년도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러다 보니 고령의 어르신들은 아직도 출가한 딸에게는 아들보다 덜 물려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직도 장남은 호주이기 때문에 상속재산을 더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여기에 상속분쟁의 불씨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상속분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자식들의 상속분은 모두 똑같습니다. 또 우리 민법은 피상속인의 배우자에게 상속분의 50%를 가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민법 제1009조). 따라서 어머니 혹은 계모가 자식들 보다 50%의 비율만큼 상속을 더 받을 수 있습니다. 

과거의 민법에는 ‘처(妻)’에게만 50%를 가산한다고 규정돼 있었는데, 1990년 민법 개정으로 ‘배우자’에게 50%를 가산하는 것으로 규정됐습니다. 그래서 남편 보다 부인이 먼저 사망한 때에도 남편에게 상속분의 50%를 가산합니다. 이 부분에서도 남녀평등이 이루어진 셈입니다.

고윤기 변호사는 로펌고우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상속, 중소기업과 관련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100인 변호사, 서울시 소비자정책위원회 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중소기업 CEO가 꼭 알아야할 법률이야기’,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강연(법무부)’의 공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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