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칼럼

영화관의 불편한 진실…바뀔 수 있을까

[the L] 11년차 공정거래전문 변호사가 말해주는 '공정거래로(law)'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최근 CGV가 계열사인 CJ E&M이 배급하는 '군함도'에 상영관을 과하게 몰아줬다는 논란에 휘말리며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영화 시장에서 꾸준히 지적된 계열 배급사와 자사 영화 우대 행위에 대한 논란이 영화 업계 대목이라는 여름마다 되풀이 되고 있는 셈이다.

CGV는 지난 2014년에도 CJ E&M이 배급하는 '광해' 등에 대해 스크린 수, 상영기간 등을 유리하게 차별적으로 취급했다며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32억 원을 부과받았다. 하지만 CGV는 서울고법에 공정위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은 공정위의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했다. CGV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한편, 얼마 전 참여연대 등은 멀티플렉스 3사(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에 대한 '관람객 10개 불만사항'을 발표했다. 이 중에는 팝콘가격이나 좌석크기 등 전통적인 불만과 함께 최근 상영이 늘고 있는 3D 영화 관련 불만사항이 있었다. 

'영화관 확 바꾸자'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참여연대 등은 공정거래법상 가격담합과 폭리 등 각종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여 공정위에 멀티플렉스 3사를 신고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최근에 참여연대 등의 신고내용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CGV·롯데시네마의 '스크린 몰아주기'…공정위 '위법' vs 서울고법 '적법'

CGV·롯데시네마는 계열사·자사가 배급하는 영화에 흥행 예상순위와 관객 점유율 등의 기준에 비추어 스크린 수, 상영 기간, 상영관 크기 등을 유리하게 차별적으로 취급했다. 계열사·자사 영화 중 일부 대작은 적정한 기준보다 많은 수의 스크린을 편성했다.

예를 들어, CGV는 CJ E&M이 배급한 영화를 기존에 개봉한 유사작품의 흥행실적과 시사회평 등에 비춰 적정하다고 판단한 스크린 수보다 많은 스크린 수를 편성했다. 롯데시네마는 흥행률이 떨어지는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돈의 맛'에 흥행률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 '내 아내의 모든 것' 보다 3배 많은 스크린을 배정했다. 

또 이들은 계열사와 자사 영화 중 일부 대작은 전주 관객순위가 저조함에도 상영기간을 연장했다. 예를 들어 CGV는 '광해'(CJ E&M 배급)를 좌석점유율 등이 경쟁영화보다 떨어질 경우, 종영하거나 스크린 수를 감소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달리 계속 연장하여 총 4달 동안 상영했다.

공정위는 CGV와 롯데시네마가 흥행순위나 관객점유율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계열사가 배급하는 영화에 스크린 수, 상영기간, 상영관 크기 등을 유리하게 배정했다고 보고 과징금 31억 7700만원과 23억 6700만원을 각각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법원은 CGV와 롯데시네마가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취소소송에서 CGV와 롯데시네마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상영업자는 해당 영화의 작품성, 경쟁 영화들의 흥행도, 기존 유사작품의 실적, 시사회 평가, 예매실적, 개봉시기, 상영될 극장의 입지, 해당영화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상영회차 등을 편성한다"며 "상영업자마다 중시하는 고려요소나 흥행요소에 대한 평가가 다를 수 있으므로, 모든 영화에 있어 상영업자들의 흥행성 예측과 그에 따른 영화편성이 일치할 수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어 "CGV가 2010년 9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상영한 영화는 총 1343편이고, 그 가운데 CJ E&M이 배급한 영화는 145편인데 공정위는 이 중 25편의 영화만을 추출해 차별행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위반기간 동안 상영한 영화를 전체적으로 분석해 차별 대우 여부를 판단하지 않고 특정영화만을 선별해 차별행위를 판단하는 것은 오류를 수반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설령 CGV에 영화에 대한 차별행위가 일부 존재한다고 보더라도 그 차별의 정도가 현저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영화관 좌석별·시간대별 가격 차등…가격담합 입증 부족, 통상적 수준


멀티플렉스 3사는 좌석별 가격차등제라는 명분으로 영화관 좌석별·시간대별 가격차등화 정책을 도입해 관객들이 선호하는 좌석을 프리미엄으로 지정하고 관객이 많은 요일과 시간대의 티켓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3사가 영화관람료를 공동으로 인상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직·간접적 증거자료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무혐의' 결정했다. 공정위는 "멀티플렉스 3사가 상영관 시설 개선, 신규 기재 도입, 유지보수, 내부 관리 인력 투입 등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며 "공급에 필요한 비용 변동이 없었거니 비용대비 현저한 관람료 상승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또 "단순히 2016년 상반기 소비자물가상승과 비교해 가격 인상 비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가격남용의 현저성이 입증된다고 볼 수 없다"며 "고객 선호도가 높은 좌석에 추가 요금을 받는 내신 선호도가 낮은 좌석에 할인을 실시하는 정책이 시장의 관행이나 통상적 수준에 어긋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향후 법 위반 예방을 위해 주의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화 시작 전 장시간 무단 광고 상영…기만적인 표시광고 해당안해

참여연대 등은 멀티플렉스 3사가 티켓에 표시된 영화 시작 시간을 10여분 광고 상영으로 지연시키며 관객을 기만하는 불공정행위를 바로잡기 위해 영화관 3사를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광고 상영 사실이 영화 티켓, 홈페이지 등을 통하여 사전 고지되고 있으므로 거래상대방의 예측가능성이 높은 점 △경쟁 사업자나 다른 시장 사업자의 통상적 거래관행에 어긋나지 않는 점 △해외의 경우에도 영화 시작 전 상업 광고를 상영하는 경우가 존재하는 점 △영화 시작 후의 입장 지연으로 인한 고객불편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는 점을 이유로 멀티플렉스 3사가 관객에게 영화 상영시간을 거짓으로 표시하고 광고를 상영해 부당하게 광고수입을 취득한 행위가 표시광고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팝콘 등 스낵가격 폭리…공정거래법 적용대상 아님, 외부음식물 반입은 허용해야

영화관 내부에서 팝콘, 콜라 등의 식음료를 비싸게 팔고 있는 신고내용에 대해, 공정위는 다음과 같은 점에서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심의절차종료' 결정을 했다.

즉, 공정위는 2008년 공정위의 영화관 환경 개선 이후 영화 상영관 내부에 외부 음식물 반입이 가능하고, 신고 내용 상으로도 내부 식음료의 가격 비교대상이 영화관 외부상품으로 확대되는 등 영화관 내부 매점 시장을 별도 시장으로 획정하기 어려운 점, 영화관 내외부 식음료 시장에서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가 시장지배적 시업자의 위치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들었다,

참고로, 공정위는 지난 2008년 8월 '극장 매점에서 팝콘과 나초, 커피 등을 팔면서 그와 비슷한 종류의 외부음식을 가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건 소비자에게 불이익을 제공하는 불공정거래행위'라고 지적하며 국내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상대로 외부음식물의 허용 범위를 넓히라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해당 영화관들은 공정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극장에 반입 가능한 음식물의 종류를 늘리고, 관객이 이를 알 수 있도록 각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변경 사항을 공지했다. 물론 유리병 등 고객의 안전을 실제로 위협하거나 피자, 순대처럼 다른 고객의 관람에 지장을 주는 음식물은 계속 반입이 제한된다.

3D 안경 끼워팔기…정상적인 거래관행 부합

멀티플렉스 3사가 3D 안경을 끼워 팔고 있으며 3D 안경을 소지한 관객을 위한 별도 요금제를 마련하지 않아 부당하다는 신고 내용에 대해서 공정위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즉, 공정위는 △3D 안경 없이 3D 영상 감삼이 불가능한 본 건의 경우처럼 주된 상품의 기능에 반드시 필요한 상품을 끼워파는 행위는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부합하는 점 △종된 상품 시장의 경쟁 사업자가 배제된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없는 점 △3D 영화용 안경과 가정용 3D TV 안경이 호환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 등 영화 상영 품질 관리 상 적합한 안경을 배부할 필요가 있는 점 △별도 요금제 도임 시 소지한 안경으로 영화 관람이 불가능한지 확인하는데 추가 비용과 시간이 투입되는 반면 3D 영화와 2D 영화의 가격 차이는 3D 안경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안경 비용이 차지하는 비용이 낮아 할인이 실시되더라도 소비자 후생증대효과가 현저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무혐의 근거로 들었다.

관람포인트 주말 사용 불가…멤버십 포인트 제도운영은 사업자 자유

공정위는 회원이 적립한 멥버쉽 포인트를 주중에만 사용하도록 하여 부당하다는 신고에 대해서도 △사업자는 멤버십 포인트 제도의 운영방법을 자유로이 설정할 수 있는 점 △고객의 사용 실적에 따라 부여하는 포인트는 고객유치, 판촉 등을 위해 무상으로 제공되는 혜택으로서의 성격도 있어 화폐처럼 원하는 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점 △주말 이용이 금지되더라도 별도 비용 없이 주중 영화 관람을 가능하게 하는 포인트 제도가 소비자에게 불이익하다고 볼 수 없는 점을 이유로 무혐의 처리했다.

'영화계-산업계' 공감대 형성…자발적 개선 필요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와 자사 영화 스크린 몰아주기, 그리고 각종 불공정거래행위 등이 영화관을 갈 때마다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불편한 진실을 느끼게 한다. 이를 위해 문체부와 국회에서 멀티플렉스의 스크린 상한제 시행과 예술영화 및 독립영화 쿼터제 도입 등 각종 법안을 발의했다. 

대기업의 배급과 상영 겸업불가에 대해서는 재산권 침해 등 여러 지적이 있어 논의가 더 필요하지만 이러한 법 개정에 앞서 영화계와 산업계가 서로 의견차를 줄이고 서로 공감하는 부분을 합의해 자발적으로 개선해 나간다면, 영화관을 찾는 관객의 마음은 한결 더 즐겁고 행복해 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해 본다.

[법무법인(유한) 바른의 공정거래팀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백광현 변호사(연수원 36기)는 공정거래분야 전문가로 기업에서 발생하는 복잡다단한 공정거래 관련 이슈들을 상담하고 해결책을 제시해 주고 있으며,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공정거래법 실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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