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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는 계모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을까?

[the L] [고윤기 변호사의 상속과 유언 이야기]

최민, 정일우, 박소담, 권혁찬 감독, 손나은, 안재현, 이정신(왼쪽부터)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진행된 tvN 금토드라마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는 통제 불능 꽃미남 재벌 형제들과 그들의 인간 만들기 미션을 받고 막장 로열패밀리家 '하늘집'에 입성한 하드 캐리 신데렐라의 동거 로맨스 드라마로 지난해 8월 방영됐다./ 사진=김창현기자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어렸을 때 누나들에게 율동과 함께 부르도록 강요받은 노래의 가사입니다. 이 신데렐라의 이야기는 프랑스의 동화입니다. 대표적인 새엄마와 새엄마가 데려온 자식이 등장하는 이야기로, 오페라로 까지 만들어졌습니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전 유럽에 걸쳐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가 있고, 우리나라에도 ‘콩쥐 팥쥐’이야기가 신데렐라 이야기와 거의 유사합니다.

요즘에는 어감이 좋지 않아 많이 쓰지는 않는데, 신데렐라의 새엄마를 계모(繼母)라고 합니다. ‘이어 나가다’라는 뜻의 ‘繼’자를 사용한 것으로 굳이 해석하자면 ‘전처에 이어 들어온 어머니’, ‘대를 이어나가기 위한 어머니’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계모가 데려온 자식의 입장에서는 신데렐라의 아버지가 계부(繼父)가 되는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새엄마가 데려온 자식과 신데렐라의 아버지와는 혈연관계가 없고, 신데렐라와 새엄마도 피가 섞인 관계가 아닙니다. 그런데 어쨌든 이들은 한세대를 구성하며 가족으로 살아갑니다. 만약에 신데렐라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면, 새엄마가 데려온 자식은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을까요? 반대로 새엄마가 사망했다면, 신데렐라는 계모가 그동안 모아온 재산을 상속받을 수 있을까요?

새엄마 혹은 새아빠가 언제 돌아가셨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우리 민법에 따르면 1991년 1월1일 이전에 돌아가셨다면 상속이 이뤄지고, 그 이후에 돌아가셨다면 상속을 받을 수 없습니다. 우리 나라의 가족관계, 상속관계를 정하고 있는 민법은 1991년도에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오래된 제도의 정비와 남녀평등 상속의 확립입니다. 

1991년 1월1일 이전에 시행되던 민법에는 “전처의 출생자와 계모 및 그 혈족, 인척사이의 친계와 촌수는 출생자와 동일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이 있었습니다(구 민법 제773조). 그런데 이 조항이 삭제돼 현재는 계모자, 계부자간의 관계는 법정혈족으로 인정되지 않고 서로 상속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즉 신데렐라의 새어머니가 사망해도 신데렐라는 새어머니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없고, 반대로 신데렐라가 죽어도 새어머니는 신데렐라 소유의 재산을 상속받을 수 없습니다. 

신데렐라와 새어머니, 콩쥐와 새어머니처럼 불편한 관계도 있지만, 현실에서는 서로 돈독한 관계를 가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비록 내가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재산을 물려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경우에는 입양을 하거나, 유언, 유증을 통해서 재산을 물려줄 수 있습니다. 

신데렐라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갑자기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가 관공서에서 어떤 서류를 작성할 때, 항상 견본서류에 이름이 적혀 있는 그 사람,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던’ 홍길동입니다. 

첩의 자식인 홍길동이 아버지의 본처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을까요? 홍길동과 아버지의 본처간의 관계를 적모(嫡母)-서자(庶子) 관계라고 합니다. 신데렐라 사례와 마찬가지로 1991년 1월1일 이전에는 “혼인 외의 출생자와 부의 배우자 및 그 혈족, 인척사이의 친계와 촌수는 그 배우자의 출생자와 동일한 것으로 본다”는 민법 규정이 있어서, 홍길동도 상속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상속을 받을 수 없습니다. 홍길동 이야기는 재미있는 법률적 쟁점이 있어,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루어 보겠습니다. 


고윤기 변호사는 로펌고우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상속, 중소기업과 관련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100인 변호사, 서울시 소비자정책위원회 위원, 서울지방변호사회 사업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중소기업 CEO가 꼭 알아야할 법률이야기’, ‘스타트업을 위한 법률강연(법무부)’의 공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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