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사진=뉴스1

최순실씨(61) 딸 정유라씨(21)의 승마훈련과 관련해 삼성그룹이 지원한 거액의 금품이 뇌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65)과 최씨가 함께 범행을 모의했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구체적으로 삼성에서 뇌물을 수수하는 것을 논의하는 등 충분히 공범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 측은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범 관계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두 사람이 가까웠고, 차명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 정도로는 범행을 공모했다고 보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정씨에게 한 지원이 곧바로 박 전 대통령에게 귀속되는 되는 것이 아닌 만큼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이 가운데 '경제적 공동체'라는 변수가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씨가 가족처럼 가까웠던 만큼 경제적으로도 밀접한 관계가 유지됐다면 공범 관계가 인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다른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의 의상비를 최씨가 대신 냈다"는 등의 증언이 나온 바 있다. 반면 삼성 측은 "의상비 등을 사후에 박 전 대통령에게서 받았다"는 최씨 주장 등을 근거로 두 사람이 경제적 공동체가 아니었다고 강조한다.

특검은 반드시 두 사람 간 '경제적 공동체' 관계가 입증돼야 두 사람이 공범 관계임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경제적 공동체'라는 것은 두 사람이 경제적 이해 관계를 함께 할 정도로 친밀한 관계임을 보여주는 방증일 뿐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경제적 공동체' 관계가 인정될 경우 두 사람의 공모 관계가 인정될 가능성도 높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