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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총장의 공식 취미는 바둑과 등산이다. 여기까진 점잖은 그의 이미지와 딱 맞다. 그런 그가 드럼에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 건 2014년 서울서부지검장으로 있을 때다. 당시엔 일이 바빠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인지 별로 실력이 늘지 않았다. 그가 드럼에 제대로 빠진 건 지난해 부산고검장으로 있을 때였다. 관사에 연습용 전자 드럼을 가져다 놓을 정도였다. 그의 드럼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아 뭘 쑥스럽게"
문 총장은 '바르게'란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바른 검찰을 만들겠다"는 약속은 국회 인사청문회, 취임식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취임 후 기자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도 문 총장은 "바르게 잘 하겠다"고 했다. 그가 생각하는 '바른 검찰'의 구체적인 해법은 외부 감시를 받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 전 과정을 감시받는 수사심의위원회 도입은 그런 맥락에서 나온 약속이다.
한 검사는 최근 문 총장을 처음 대면한 자리에서 관례대로 "안녕하십니까 검사 OOO(이름)"라고 인사했다가 머쓱해졌다. 총장에게 관등성명을 붙여 인사하는 건 검찰의 오랜 관행인데, 문 총장은 "아이 뭘 쑥스럽게 그런 걸 하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대신 웃으며 악수만 나눴다. 요즘 대검찰청에서는 의자 놓을 일이 많아졌다. 그동안엔 총장이 말할 때 모두가 서서 들었지만, 문 총장은 이런 문화가 부담스럽다며 바꾸라고 했다.
문 총장의 탈권위적 태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문 총장이 가장 좋아하는 후배가 '반항하는 검사'다. 그는 최근 검사 전입신고식에서 "검찰총장은 무오류가 아니다. 검사장 역시 무오류가 아니다"라며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해달라"고 후배 검사들에게 당부했다. 빈말이 아니다. 한 부장검사는 "문 총장은 술자리에서 후배가 덤비듯이 말할 때 가장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고 전했다. 문 총장은 검찰 간부들을 만날 때마다 "선배의 의무는 후배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라며 "후배들이 말할 때 끊지 말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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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무일 검찰총장 |
◇"얘들아 나와서 인사해라"
문 총장이 2012년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근무할 때 일이다. 서울을 오갈 일이 많았는데 시간이 없다보니 주로 항공편을 이용했다. 문 총장은 공항에 내리자마자 곧장 관용차를 타고 검찰청사로 갈 수 있었지만, 혼자 가는 법이 없었다. 공항에서 이름을 모르는 검사들까지 모두 불러 차에 가득 태운 뒤 함께 가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당시 문 총장의 차를 얻어탔던 한 검사는 "이런 게 진짜 소통"이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후배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길 좋아하는 문 총장은 회식 때 주로 LP판을 틀어주는 음악카페를 찾는다. 술을 잘 하는 편이 아니어서 간단히 맥주 한잔과 함께 음악을 들으며 이야기 나누는 걸 즐긴다.
문 총장의 소통은 굳이 검찰 내로 한정되지 않는다. 문 총장은 취임 직후 검찰총장으로선 이례적으로 이철성 경찰청장과 국회 여야 지도부를 두루 만나며 광폭 행보를 펼쳤다. 그는 사건 관계자들과의 소통도 거부하지 않는다. 2014년 서부지검장으로 근무할 때 일일이 피해자 면담에 응한 일은 검사들에게 본보기가 됐다. 구속기소됐지만 무죄가 확정된 시민,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지만 재정 신청 끝에 가해자의 유죄 확정을 받아낸 피해자 등 대상은 다양했다.
문 총장의 가장 소중한 보물은 부인 최모씨와 세 딸이다. 첫째, 둘째 딸은 대학생이고 막내딸은 이제 막 중학생이 됐다. 대개 검사들은 지방 발령이 나면 자녀 교육 문제 때문에 '기러기 아빠·엄마'가 되지만, 딸 사랑이 남다른 문 총장은 그렇지 않았다. 2015년 부산고검장으로 발령나자 초등학교 5학년이던 막내딸까지 데리고 내려갔다. 문 총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후배들에게 '딸자랑'을 잊지 않는다. 회식자리가 길어지면 후배들을 집으로 데려가곤 하는데, 시간이 아무리 늦어도 딸들을 모두 불러내 아빠의 검찰 동료 또는 후배들에게 인사를 시킨다고 한다.
[인간 문무일]
좌우명 :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겐 엄격하라
종교 : 가톨릭
취미 : 바둑, 등산, 드럼 연주
[프로필]
△1961년 광주 출생 △광주제일고, 고려대 법대 △서울지검 검사, 부부장 △노무현대통령측근비리의혹사건 특별검사팀 파견 △대검찰청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대검 선임연구관 △부산지검 1차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서울서부지검장 △대전·부산고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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