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에 휩싸인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 /사진=이기범 기자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한 수년간의 '갑질'과 경영 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미스터피자 창업자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69)이 법정에서 혐의를 대부분 부인했다.

정 전 회장의 변호인은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김선일)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피고인으로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며 "혐의에 대해 다투겠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정 전 회장의 혐의를 하나씩 나열하면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검찰이 검토를 미흡하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변호인은 정 전 회장이 가맹점에 공급하는 치즈 유통단계에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를 끼워 넣어 총 57억여원을 횡령한 혐의에 대해 "동생에게 영업의 기회를 준 것"이라며 "부당한 지원을 통해 동생애게 이득을 줄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허위로 친인척이나 측근을 직원으로 등재하고 급여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총 29억여원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관계를 인정했지만 "회사 운영에 기여한 것에 대한 보상 차원"이라며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 회장 측은 또 가맹점주들이 낸 광고비 중 5억여원을 광고비와 무관한 용도로 사용한 데 대해서는 "광고비는 MP그룹의 소유이기 때문에 검찰의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특히 "'갑질 논란'으로 이 사건이 불거지다 보니 피고인이 수사 과정에서 여론을 신경쓰게 돼 진술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법정에서 이런 부분이 밝혀지기 간곡히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전 회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생 정모씨와 MP그룹 관계자들 역시 대체로 공소사실을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달 12일 한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준비 절차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한편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정 전 회장은 이날 법정에 직접 출석했다. 그는 직업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현재는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