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 논란' 생리대 '릴리안', 소송 가나?

깨끗한나라의 릴리안 숨쉬다 생리대. /사진=깨끗한나라 제공

제지업체 깨끗한나라의 일회용 생리대 상품인 '릴리안'을 둘러싼 유해성 논란이 소송으로 번질지 주목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법정원은 전날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손해배상 청구) 준비 모임'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고 소송에 참여할 피해자들을 모으고 있다.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300명을 넘어섰으며 시간마다 20~30명씩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원 측은 "공익 소송의 성격인 만큼 신청 비용은 몇 만원 상당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성제품의 생산에 있어 철저한 기준이 정비될 수 있도록 권리구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법정원은 일주일 정도 법리검토를 거친 뒤 소장을 제출할 방침이다.

릴리안 제품은 그간 일부 여성들 사이에서 문제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여성환경연대는 제품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며 피해 사례를 제보받기 시작했다. 여성환경연대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22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600건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환경연대는 릴리안 제품의 유해성을 의심하는 근거로 지난 3월 발표한 '일회용 생리대 유해물질 조사 결과'를 들고 있다.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생활환경연구실이 여성환경연대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조사다. 조사 결과 조사 대상인 10종의 생리대에서 모두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암성 물질, 유럽연합의 생식독성·피부자극성 물질 등 유해물질 22종이 검출됐다.

여성환경연대는 제보 사례를 토대로 릴리안을 사용한 뒤 생리 기간과 주기에 변화가 있는지, 생리혈의 양이 달라졌는지, 생리통이 심해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여성환경연대는 23일까지 제보 접수를 받고 24일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깨끗한나라 측은 지난 11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제품 성분을 공개하고 "식약처의 엄격한 기준에 따라 제조, 관리하고 있으므로 걱정없이 사용해도 된다"고 해명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다음달 정기조사 대상에 모든 릴리안 제품을 포함하기로 했다. 당초 허가를 받은 기준대로 유통되고 있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결과는 10월쯤 나올 예정이다. 깨끗한나라도 제3의 전문연구기관과 한국소비자원에 분석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