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무고한 사법피해자, DNA가 구제…25년된 '결백 프로젝트'는?

[the L]美 '이노센스 프로젝트' 송무담당 수잔 프리드먼 변호사가 말하는 사법정의

수잔 프리드먼 미국 변호사/사진=뉴스1

전북 익산 약촌오거리에서 택시기사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본 조현우씨(가명)는 순식간에 목격자에서 살인자로 몰려 16년간 누명을 썼다. 이 중 10년의 세월을 억울하게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또다른 현우씨는 전세계 곳곳에 존재한다. 첨단범죄수사 강국인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케네디 브루어(Kennedy Brewer)는 여자친구의 딸인 3세 여아를 성폭행하고 살인한 범인으로 부당하게 지목돼 13년간 징역살이를 했다. 심지어 사형수 신분이었다. 

브루어가 사형집행을 피하고 누명을 벗을 수 있었던 건 '이노센스 프로젝트'(Innocence Project·결백 프로젝트) 덕분이다. 이 단체는 여러 증거에서 나온 DNA를 종합해 진범을 찾아내 브루어의 결백을 입증할 수 있었다. 이노센스프로젝트는 미국 변호사인 배리 셰크(Barry Scheck)와 피터 뉴펠드(Peter Neufeld)가 1992년 만든 단체로, DNA 분석기술을 통해 무고한 사법피해자를 구제하는 활동을 한다. 

이노센스 프로젝트에서 송무를 담당하고 있는 수잔 프리드먼(Susan Friedman) 변호사(34·여·미국)는 "이 활동을 통해 브루어를 포함, 모두 16명의 사람들이 사형수란 이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제27회 국제법유전학회(ISFG)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프리드먼은 30일 서초구 대검찰청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이노센스프로젝트의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ISFG는 세계 각국의 DNA 전문가들이 서울에 모여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다. 

그는 이노센스 프로젝트의 활동을 한마디로 "DNA 분석을 통한 사법정의 실현"이라고 정리했다. 그동안 DNA 추출과 수집을 두고 인권침해 논란이 있었지만 오히려 억울한 사법피해자 양산을 막고 수사의 정확도를 높인다는 점에서 인권친화적이란 것이 프리드먼을 포함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프리드먼은 한달 평균 220명가량이 이노센스 프로젝트의 문을 두드린다고 했다. 그만큼 수사와 판결의 오류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허위자백, 목격자의 기억 왜곡 등 여러가지 이유로 무고한 사람이 범죄자로 몰리곤 한다"고 말했다. 

결국 진술에 의존해 수사하고 판결을 내리는 탓에 피해자가 나오는 셈이다. '진술 아닌 물증 중심의 수사'는 우리 검찰이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전날 개회사를 통해 "진술에 의존하는 전통적 수사방식을 지양하고 DNA 감식 등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수사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사법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공권력의 잘못 인정과 사과'다. 우리 검찰과 경찰의 진심어린 사과는 요원하다는 게 그간의 평가다. 얼마전 문 총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시국사건 등에서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보장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한 것이 검찰총장으로서의 첫 공식 사과일 정도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 프리드먼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하는 일이 어려울 것"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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