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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과징금' 퀄컴, 시정명령 효력정지 기각…소송 적신호?

[the L] 법원 "회복불가능한 피해 예상 안돼"

지난해 12월28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퀄컴 서울사무소에서 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세계적인 통신칩셋 및 특허라이선스 사업자 퀄컴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조300억원의 사상 최대 규모 과징금을 부과받게 됐다. 스마트폰 제조업체 등에 부당한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강요했다는 이유에서다.공정위는 지난 21일 전원회의를 열고 퀄컴의 미국 본사인 퀄컴 인코포레이티드(Qualcomm Incoporated, QI)와 2개 계열사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조300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진제공=뉴스1

불공정거래를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조원대 과징금 처분을 받은 퀄컴이 '사업구조를 변경하라'는 공정위 시정명령의 효력정지를 신청했으나 결국 기각됐다. 과징금 처분 취소를 놓고 다투는 본안소송에 적신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7행정부(부장판사 윤성원)는 퀄컴 측이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효력정지 신청 사건을 이날 기각했다. 재판부는 "문제가 된 시정명령으로 퀄컴 측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 그 처분의 효력을 정지할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행정처분의 집행정지에 대한 것만 판단한 것으로 이번 시정명령의 적법성 여부는 본안사건에서 본격적으로 심리·판단될 것"이라고 했다.

퀄컴의 이번 효력정지 신청은 지난 2월 공정위에 행정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과 함께 제기됐다. 퀄컴은 지난해 말 공정위로부터 받은 1조300억원 규모의 과징금 처분과 불공정 사업구조의 변경 등 내용의 시정명령에 모두 불복해 서울고법에 본안소송을 냈다.

이와 별도로 제기한 것이 이날 기각결정을 받은 효력정지 신청이었다. 공정위는 과징금 처분과 별도로 퀄컴에 △CDMA, LTE 등 퀄컴이 보유한 표준필수특허와 관련한 불공정 사항 시정 △필요할 경우 기존 계약 재협상 이행 등을 명령했다. 퀄컴 측은 "공정위의 시정명령은 퀄컴 측 사업모델의 핵심구조를 근본적·전면적으로 변경토록 강제함으로써 회복할 수 없는 중대한 손해를 발생시킨다"며 서울고법에 효력정지를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퀄컴 측이 프랜드(FRAND) 확약을 계속 준수하고 있다면 이번 공정위 처분으로 인해 큰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프랜드 확약이란 각종 산업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표준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퀄컴)가 특허 이용자들에게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 조건으로 라이선스를 제공토록 하는 규정을 뜻한다.

법원은 "시정명령 자체는 프랜드 확약을 준수하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번 시정명령은 퀄컴에게 직접 모델칩셋과 휴대폰에 관한 실시료를 인하하도록 강제하는 등 조치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퀄컴 측이 입을 수 있는 손해는 본질적으로 재산적·금전적 손해로 원칙적으로 금전보상이 가능한 것"이라며 "이를 회복할 수 없는 손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퀄컴 측은 (시정명령으로 인한) 거래비용 증가 등 손해와 관련해 구체적 규모에 대해 실증적으로 소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효력정지 신청이 기각되면서 퀄컴 측이 지난 2월 이번 신청과 함께 제기한 본안소송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한 대형로펌의 공정거래 담당 변호사는 "이번 퀄컴 사건의 핵심은 퀄컴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건드린 것"이라며 "실질적으로 볼 때 효력정지 신청과 본안소송을 별개로 놓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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