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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인이 없을 땐 누가 관리단을 대표할까

[the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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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합건물법 제23조 이하에서 규정하고 있는 관리인은 관리단을 대표한다. 관리위원회가 구성됐다면 관리인은 관리위원회의 의결사항에 관한 집행기관으로서의 기능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명시적으로 관리인이라는 지위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누가 관리단을 대표하게 될까.

관리단 내에 관리인과 운영위원회가 있다. 관리인과 운영위원은 겸임이 불가능하다. 사실 관리인이 없다는 것은 굉장히 특이한 상황인데, 이럴 때는 운영위원들이 관리단을 대표한다는 의미다.

이번 사건에서 소송을 당한 A주상복합건물의 입주자대표회의는 운영위원회의 회장은 집합건물법상 관리인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운영위원회 회장이 관리인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는 관리단집회 결의가 아닌 운영위원회 결의에 의해 회장에 선출됐으므로 적법한 관리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 소송 자체가 대표권이 없는 자에 의해 제기된 것으로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대표권을 갖는 관리인은 운영위원회 그 자체나 회장이 아니라 운영위원들이라고 판단했다. 나아가 운영위원이 여럿이어서 관리인도 여러 명이 되는 경우에는 민법 제119조 본문에서 정한 각자대리의 원칙에 따라 운영위원 각자가 관리단을 대표해 사무를 집행할 수 있다고 봤다.

그 이유로 재판부는 소송을 제기한 원고인 A주상복합건물 관리단의 관리규약이 운영위원회를 둬 구분소유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관리단 집회의 의결사항을 사전 조율하며 사무를 집행하도록 하고 있는 점, 이에 따라 운영위원들을 선출해 운영위원회를 구성했고 운영위원들은 실제로 일부공용부분 관리업무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고 그에 관한 사무를 집행해 온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집합건물법상 관리인의 지위에 관해 많은 이들이 혼동을 하고 있고, 실제로도 관리위원회와 관리인의 관계에 있어서 다소 혼란스러운 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이 판결은 관리인이라는 지위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관리단 내의 운영위원회에 있는 운영위원들이 관리단을 대표할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로고스의 권형필 변호사는 주로 집합건물과 부동산 경매 배당 관련 사건을 다루고 있다. 저서 집필, 강의, 송무 등으로 활동 중이다. 머니투데이 더엘(the L)에 경매·집합건물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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