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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한화S&C 주식을 장남에게 헐값에 매각했다며 소액주주들이 낸 소송에서 김 회장의 손을 들어줬던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경제개혁연대와 한화 소액주주들이 김 회장 등 한화 전·현직 이사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12일 그대로 확정했다.

김 회장은 1심 판결에서는 총 89억6000여만원을 손해배상금으로 한화 측에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2심과 대법원에서 원고 측인 소액주주들이 최종 패소함에 따라 이 금액을 지급할 필요가 없게 됐다.

이 사건은 2005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화 경영진은 이사회를 열고 한화가 보유한 한화S&C 지분 40만주(전체 주식의 66.67%)를 김 회장의 장남 동관씨에게 20억4000만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경제개혁연대와 소액주주들은 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한화S&C 주식을 현저하게 낮은 가격(1주당 5100원)으로 김 회장의 장남에게 매각해 주주들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한화S&C 주가가 최소 주당 2만7517원이라고 판단하고 그 차액을 김 회장이 지급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한화 소유의 주식을 김 회장 장남에게 매각할 당시 회계법인에서 한 가치 평가에 일부 오류가 있긴 했지만 그 과정이나 결과가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현저하게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았다고 볼 수도 없다"며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한편 김 회장은 이 사건으로 한화에 899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2011년 재판에 넘겨졌지만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