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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정치편향 아냐…사법 숙청? 결코 없을 것"

(종합)국회 인사청문회 첫날 '진보성향'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 도마에


김명수 "정치편향 아냐…사법 숙청? 결코 없을 것"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사진=이동훈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58·사법연수원 15기)가 1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편향성 지적에 대해 "판사로서 정의에 맞는 판결을 내렸을 뿐 어떤 편향성을 드러낸 일이 없다"며 "이념적·정치적으로 편향된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진보성향의 법관모임 '우리법연구회'의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낸 경력을 문제 삼아 정치적으로 편향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김 후보자가 최종 임명될 경우 사법권력이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들 위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친분이 아닌 법관의 능력만 고려해 인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대법원장의 제왕적 권한을 일부 내려놓을 뜻도 밝혔다.

◇"연구회, 정파성 없다"…"판사 진보-보수 양분 적절치 않아"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대표 활동의 대부분이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관련"이라며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에 임명되면 청와대, 헌법재판소, 법무부, 대법원이 다 같은 색깔을 가지신 분들로 채워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고 500명 가까운 소속 판사들이 속한 연구회가 일정한 정파성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치권에서 '좌파 프레임'을 덧씌우면 후보자는 하루 아침에 머리에 뿔 난 사람이 될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재판을 하는 사람을 전체적으로 보지 않고 그런 분류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오전 모두발언을 통해서도 "파격 혹은 진보 성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 판사를 진보와 보수로 양분해 구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판사로서 다양한 사건을 마주하며 개인의 기본권 보장과 소수자 보호라는 사법의 본질적인 사명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했다.

◇"경험 부족 대법원장, 초보운전자 마찬가지"…"시대가 원하는 대법원장"

이날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향해 '자격 미달'이란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대법관 경험이 없는 데다가 소위 '엘리트 판사'들이 거쳐간다는 법원행정처를 거친 적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사법행정도 재판과 다르지 않다"며 "31년여간 재판을 했다면 나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이 '경험과 경륜이 부족한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서 대법원을 운영하는 것은 초보운전자와 같다'고 지적하자 "지금 시대에서 원하는 대법원장이 꼭 그런 권위와 경력을 갖춰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맞섰다.

김 후보자는 "전임 대법원장들과 비교해 경력과 기수 등 면에서 객관적으로 모자란 것을 인정한다"며 "다만 능력에 대해서는 이 시대에 맞는 대법원장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사법 숙청' 우려에 "연구회 판사들 우대할 생각 없어"

김 후보자는 일부 의원들의 '사법 숙청' 우려에 대해선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이 된다면) 대법원장으로서 법관의 독립을 절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법원의 새로운 사법 숙청이 일어날 것"이라며 "김 후보자가 '사법부 사조직'인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맡으며 양승태 대법원장 몰아내기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들이 법원행정처 주요 보직 등에 발탁되는 등 인사가 편향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고 말하자 "대법원장은 어느 한 연구회의 원장이 아닌, 국민의 대법원장"이라며 "친분 있는 사람을 요직에 앉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이후에는 모임에 잘 나가지도 않았고 현안도, 젊은 판사들도 잘 모른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사법개혁의 방향과 관련해 특정 연구회 소속 판사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할 경우 형평성 시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여러 의견 중 하나일 뿐이지 특별히 우대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후보자는 전날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에서 92명의 판사들이 의결한 '고등법원 부장판사 보임 폐지', '지방-고등법원 법관 인사의 이원화' 방안에 동의의 뜻을 표했다. 판사회의엔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법관들이 다수 속해 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 논의에 개입 않겠다" 권한 내려놓을 뜻

김 후보자는 이날 대법원장이 될 경우 막강한 권한을 내려놓을 뜻도 밝혔다. 그는 "권위를 모두 내려놓을 것"이라며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이 되지 않은 것을 바로잡고 싶다"고 했다. 대법원장은 13명의 대법관 제청권과 약 3000명의 전국법원 판사들에 대한 인사권이란 제왕적 권력을 쥐고 있다.

김 후보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장이 갖고 있는 여러 권한을 언급하자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제청권을 준 것은 권력분립 차원에서 대통령만 임명하는 폐단을 없애자는 취지에서 시작된 걸로 안다"며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자의를 개입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해법도 내놨다. 그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논의가 실질적으로 되도록 일절 개입을 하지 않겠다"며 "(대법원장 몫의) 헌법재판관 지명의 경우도 대법관과 같은 절차로 제청되도록 하는 방법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사법부 블랙리스트, 다시 살펴 조사하겠다"

김 후보자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재조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대법원장이 되면 블랙리스트 재조사할 의사가 있는지' 묻자 "진상조사위원회의 발표는 나름 의지가 있지만 모든 내용을 다시 살펴서 조사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진상조사위원회는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하느냐고 묻는 말엔 "진상조사 보고서와 추가조사 요구 내용만 알 뿐이지 그 여부에 관해선 알 수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블랙리스트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다"며 "추가조사를 요구하는 의견도 있어서 단정짓기 어렵다"고 진상조사위원회 결과와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밤 11시20분쯤까지 약 13시간20분동안 진행됐다.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다음날인 13일 이어서 진행된다. 여야 의원들은 청문절차를 마치는 대로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채택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간 의견 차가 좁아지지 않고 있어 결정이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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