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경마팬도 모르고 내는 '레저세', 어디 쓰이나?

[the L] 화우의 조세전문 변호사들이 말해주는 '흥미진진 세금이야기'

편집자주외부 기고는 머니투데이 'the L'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기고문은 원작자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가급적 원문 그대로 게재함을 알려드립니다.

예년에 비해 일찍 찾아온 선선한 가을날씨에 모처럼 가족과 함께 과천 서울대공원 나들이에 갔다가 오후 6시 무렵 인접한 과천 서울경마장에서 갑자기 많아진 차량들 때문에 깜작 놀란 적이 있다. 주말 경마가 끝나자 서울경마장을 찾은 차량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현장에서 경마를 즐길 수 있는 곳은 본장이라고 불리는 과천의 서울경마장 이외에도 부산의 부경경마장, 제주의 제주경마장이 있다. 그 외에도 전국적으로 30여 곳의 화상경마장(장외발매소)이 있다. 장외발매소는 경마장 외의 장소에서 마권의 발매 등을 처리하기 위한 시설로 한국마사회법에 근거해서 설치된다. 

국민소득 증대와 주5일제 근무 정착으로 레저활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고, 레저를 즐기는 인구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일정 레저활동은 사행산업으로 취급되어 레저세가 부과되고 있다. 경마, 경륜, 경정이 대표적이다. 얼마 전 2015년 개장한 용산 장외발매소가 주민들과의 갈등으로 인해 결국 폐쇄를 결정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는데, 세법적 차원에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용산 장외발매소 주민들의 불만은 장외발매소가 위치해 있어 교통혼잡, 교육 및 주거환경 훼손 등의 외부불경제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에 있다. 우리나라 지방세법은 사행산업과 관련하여 이를 규제함과 동시에 사행산업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유발되는 외부불경제 효과에 대한 일종의 대가 성격으로 레저세를 두고 있다. 경마의 경우 승마투표권을 매수하는 금액의 10%가 레저세에 해당한다. 2016년의 경우 경마 레저세 총액은 7,000여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경마 레저세가 어디에 납부되어 사용되는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서울경마장 등 본장에서 발생한 레저세는 그 전부가 본장이 소재한 도에 납부되고, 장외발매소에서 발생한 레저세는 본장이 소재한 도에 50%, 장외발매소가 소재한 도에 50%씩 납부된다. 장외발매소가 소재한 기초지자체에는 장외발매소가 소재한 도에서 징수교부금으로 3%를 분배해 준다. 

이처럼 장외발매소가 소재한 지역에 직접적인 외부불경제 효과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장외발매소에서 발생되는 레저세 총액 대비 장외발매소 소재 기초지자체에 대한 분배비율은 1.5%에 불과하다. 조정교부금 제도를 통해 장외발매소 소재 기초지자체에 대한 레저세 추가 분배가 있지만, 이는 광역지자체 관할 기초지자체 간의 재정력 격차 조정이라는 조정교부금 제도의 취지상 장외발매소 소재에 따른 외부불경제 효과에 대한 직접적인 보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때문에 지금과 같은 수준의 장외발매소 소재 기초지자체에 대한 레저세 분배만으로는 장외발매소에서 유발되는 외부불경제 효과를 해소하기 어렵고, 지역 주민들과 기초지자체의 불만을 해결하기도 어렵다. 

다양한 레저활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본장 이외에 장외발매소의 설치는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현재의 상황은 직접적으로 외부불경제 효과가 발생되고 있는 장외발매소 소재 기초지자체가 아닌 광역지자체인 도에 레저세 대부분이 귀속되고 있어 외부불경제 효과의 발생지역과 레저세의 귀속주체의 불일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교통혼잡, 교육 및 주거환경 훼손 등의 피해를 보는 곳과 그 피해 회복을 위해 사용될 레저세의 수혜를 보는 곳이 달라서는 안 된다. 세금은 걷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초 부과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용산 장외발매소 폐쇄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고, 장외발매소가 건전한 레저장소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의 개정이 시급하다. 징수 목적에 부합하는 세금의 사용이 이루어질 때 우리나라가 조세 선진국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법무법인(유) 화우의 정재웅 변호사는 조세 관련 쟁송과 자문이 주요 업무 분야다. 그 동안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상속증여세, 관세 등 전 세목에 걸쳐 다수의 조세쟁송과 자문사건을 수행했다. 강남세무서, 서대문세무서 등에서 외부위원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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