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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민병주 前국정원 단장 등 3명 구속영장…원세훈 정조준

[the L] (종합) 검찰, MB정부 블랙리스트 "82명 외 더 있을 수 있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이기범기자

검찰이 이명박정부 당시 민간인을 동원한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사건과 관련, 민병주 전 국가정보원 사이버심리전단장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 윗선에 대한 수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또 검찰은 이명박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연예계 인사를 퇴출시키려 했던 이른바 'MB정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추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4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국정원 댓글공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민 전 단장과 외곽팀장 송모씨, 국정원 전직 직원 문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민 전 단장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원 전 원장 등과 함께 국정원의 민간인 여론조작팀인 이른바 '사이버외곽팀'을 운영하면서 민간인들로 하여금 온라인상에서 불법 선거운동 및 정치관여 활동을 하게 하고, 그 대가로 국가예산 수십억원을 지급해 횡령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등 손실)를 받고 있다. 국정원이 1차로 수사의뢰한 외곽팀장 30명에게 지급된 금액은 총 50여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민 전 단장은 또 2013년 원 전 원장 사건에 1심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 외곽팀 운영 및 활동 사실이 없는 것처럼 허위 증언을 한 혐의(위증)도 함께 받고 있다.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외곽팀장 송모씨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정원으로부터 총 10억여원의 활동비를 지급받고 5개 안팎의 하부 외곽팀을 통해 수백여명의 팀원들을 동원, 온라인상 불법 선거운동 및 정치관여 활동을 하는 등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을 위반(정치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 전직 직원 문모씨는 2011년 여론조작팀을 담당하며 다른 사람의 인적 사항을 몰래 사용해 외곽팀장인 것처럼 보고하고, 그 명의자들이 활동한 것처럼 영수증을 위조해 국정원으로부터 활동비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편취한 혐의(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사기)를 받고 있다.

만약 구속영장이 발부돼 민 전 단장의 신병이 확보된다면 원 전 원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민 전 단장은 최근 검찰에 소환돼 원 전 원장의 지시로 외곽팀 활동과 자금 집행을 진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전 원장과 민 전 단장은 이미 국정원법 위반(정치개입)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민간인 여론조작팀을 동원하기 위해 국정원 예산의 유용을 지시한 사실 등이 드러날 경우 국정원법상 국고손실,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별도 기소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최근 검찰과 법원과의 갈등이 구속영장 발부 여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국정원 수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수사에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검찰과 법원은 각각 "법과 원칙 외에 또 다른 요소가 작용하는 것 아닌가" "수사의 필요성만 앞세워 영장이 발부돼야 한다는 검찰의 논리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날선 비판을 주고 받고 있다.

원 전 원장이 앞으로 있을 검찰 조사에서 이명박정부 청와대 등 윗선의 지시 여부를 밝힐지도 관심거리다. 검찰 안팎에선 청와대 윗선의 지시가 없이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정권 보위 활동을 벌였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시를 받았다는 원 전 원장의 자백이 없을 경우 그 윗선을 수사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주 구속영장이 기각된 양지회 관계자 2명에 대해서도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다.

한편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에서 발표한 블랙리스트 명단 82명은 피해자 측 인원으로 추산한 것 같고 (블랙리스트 피해자가) 더 있을 수도 있다"며 "구체적 피해 사례들은 건별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른바 'MB정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피해자인 배우 문성근씨를 오는 18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지난 11일 적폐청산 TF(태스크포스)의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원 전 원장이 2009년 취임 이후 수차례에 걸쳐 정부 비판적 성향의 문화·연예계 인사 82명과 단체들을 지정해 방송 프로그램 퇴출 등 압박활동을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국정원은 또 원 전 원장이 2011년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을 종북 인물로 규정한 뒤 보수단체 규탄집회와 비판성명 광고, 인터넷 글 게시 등을 하도록 지시했다며 원 전 원장과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바 있다.

공소시효 문제와 관련, 검찰은 이들의 범죄가 최근까지 지속돼 포괄적으로 하나의 범죄를 구성한다면 문제가 없다고 봤다.

검찰 관계자는 "행위가 계속된다면 시효가 문제될 게 별로 없고, 시효가 종료되지 않은 죄목이 적용될 수도 있다"면서 "만일 시효가 지났다고 하더라도 검찰 차원에서 진상은 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B정부 블랙리스트 사건은 최근 이명박정부 국가정보원의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함께 배당됐다. 검찰은 국정원 관련 수사 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수사팀 확대를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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