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대법원은 우리 사회의 최종심급이다. 특히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이 참여하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절대적 권위를 지닌다. 이후 모든 판결의 가이던스가 된다. 오는 25일 퇴임하는 양승태 대법원장도 6년간의 임기 동안 수많은 전원합의체 판결을 남겼다. 그 중엔 세상을 바꾼 의미 있는 판결도, 논란을 남긴 아쉬운 판결도 적지 않았다. 머니투데이 법조팀(the L)이 법학교수들의 도움을 받아 추려낸 양승태 대법원의 '세상을 바꾼 판결들'과 '논란의 판결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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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식품코너/ 사진=뉴스1 |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지정된지 5년이 지났다.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대형마트에 의무휴업을 명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는 매달 공휴일 가운데 이틀을 쉬어야 한다. 법 개정이 논의될 때부터 찬반양론은 팽팽했다. 헌법재판소가 2013년 12월 해당 법 조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각하 결정을 한 데 이어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5년 11월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정당하다"고 판결하면서 법적 분쟁은 일단락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경제활동 자유 제한도 정당한 목적이면 받아들여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왜 그런 판단을 내렸을까? 당시 사건부터 살펴보자. 2012년 11월 서울 동대문·성동구청장은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에 대해 영업제한 처분을 내렸다. 당시 처분은 매월 둘째·넷째주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고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영업을 할 수 없도록 한 것이 골자였다. 그러자 대형마트 측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대형마트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2심은 "자자체의 처분이 위법하다"며 대형마트 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이 판단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뒤집힌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판단 근거로 '공익'과 '경제민주화'를 들었다. 대법원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중소유통업과의 상생발전 등 공익은 중대할 뿐만 아니라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규제로 인해 대형마트의 영업 자유와 소비자 선택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업의 자유는 상대적으로 폭넓은 제한이 가능하고 소비자 선택권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제한할 수 있는 기본권이란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 '제한되는 사익'보다 '지켜지는 공익'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헌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헌법 119조는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를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을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모두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어느 한쪽이 우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상생하는 경제질서를 구축하고 공공복리를 실현하기 위해 법률로써 어느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더라도 정당한 목적과 합리적인 수단에 따른 것이라면 경제주체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판단 근거로 '공익'과 '경제민주화'를 들었다. 대법원은 "건전한 유통질서 확립, 중소유통업과의 상생발전 등 공익은 중대할 뿐만 아니라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규제로 인해 대형마트의 영업 자유와 소비자 선택권이 본질적으로 침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영업의 자유는 상대적으로 폭넓은 제한이 가능하고 소비자 선택권은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제한할 수 있는 기본권이란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 '제한되는 사익'보다 '지켜지는 공익'이 더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경제민주화는 헌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헌법 119조는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 자유를 존중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국가는 균형있는 국민경제의 성장을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간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을 모두 담고 있다. 이에 대해 대법원은 "어느 한쪽이 우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없다"면서도 "상생하는 경제질서를 구축하고 공공복리를 실현하기 위해 법률로써 어느 경제주체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더라도 정당한 목적과 합리적인 수단에 따른 것이라면 경제주체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마트 휴업일 전통시장 방문횟수 0.9회"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제도가 만들어진 취지대로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의 매출이 늘어나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진 않다"며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수축산업 종사자와 마트에 입점한 점포 운영자, 소비자 등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 유통업체가 사회적 책임을 지라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려됐는지는 의문이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역마다 시장이 없는 곳도 있고 상황이 다른데 일괄적으로 규제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른 중요한 의의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인숙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헌법에 있는 경제민주화 조항을 근거로 공익적 목적을 중시한 판결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대형 유통업체에 사익보다 공익을 중시해야 한다는 사회적 역할을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지정에 대한 실효성 논란은 끊이질 않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일평균 매출액은 대형마트 규제가 시작된 2012년 4755만원에서 2015년 4812만원으로 횡보했다.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줄어든 셈이다. 2014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전통시장을 방문한 횟수는 연평균 0.92회에 불과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제도가 만들어진 취지대로 전통시장 등 골목상권의 매출이 늘어나야 하는데 실제로 그렇진 않다"며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농수축산업 종사자와 마트에 입점한 점포 운영자, 소비자 등 대부분의 이해관계자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규모 유통업체가 사회적 책임을 지라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려됐는지는 의문이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역마다 시장이 없는 곳도 있고 상황이 다른데 일괄적으로 규제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른 중요한 의의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최인숙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헌법에 있는 경제민주화 조항을 근거로 공익적 목적을 중시한 판결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대형 유통업체에 사익보다 공익을 중시해야 한다는 사회적 역할을 부여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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