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오전부터 이태하 전 국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국정원 자금이 군에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이 전 단장을 소환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단장은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전후해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언급하는 댓글을 쓰는 등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2013년 기소됐다. 이 전 단장은 1심에서 징역 2년, 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법정 구속되지는 않았다. 그는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일에는 김기현 전 군군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총괄계획과장을 불러 조사하는 등 관련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0년 사이버사령부 창설 당시부터 인사와 예산, 보안 등 각종 업무를 총괄한 김 전 과장은 군의 댓글 공작에 국정원이 개입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 전 과장은 사이버사 심리전단 요원들이 국정원으로부터 매달 특수활동비 25만원씩을 받았으며, 2010~2012년 진행된 사이버사의 댓글공작 상황을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 등 군 수뇌부와 청와대에 매일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민간인을 동원한 사이버 외곽팀에 국정원이 활동비 수십억원을 지원했다는 점에 주목, 군 댓글 공작에도 국정원 예산을 불법으로 지급한 것은 아닌지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검찰은 전날 사이버 외곽팀 운영을 총괄한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민 전 단장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과 함께 민간인들로 하여금 온라인상에서 불법 선거운동 및 정치관여 활동을 하게 하고, 그 대가로 국가예산 수십억원을 지급해 횡령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등 손실)를 받고 있다.

민 전 단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오는 18일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되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