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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
업무 성적과 태도로 지적을 받다 "감기가 심해서 출근하기 어렵다"며 결근했단 이유로 해고당한 어학원 상담사에 대해 법원이 해고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판사 김정중)는 A어학원 상담사 고모씨가 "해고의 부당성을 인정할 수 없어 구제해줄 수 없다고 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고씨는 2015년 7월 A어학원과 근로계약을 맺고 상담사로 업무를 시작했다. 어학원은 근무시작일로부터 3개월을 수습기간으로 두고 평가를 통과해야만 고용을 유지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수습기간 동안 고씨는 업무 성적과 태도 문제로 어학원과 갈등을 빚었다. 수습기간 막바지에 고씨가 "관둘 테니 2~3년치 임금을 달라"고 요구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수습기간 마지막 날 고씨는 어학원 운영자와 대화를 나눴고, 일단 계속 근무하기로 잠정 결정했다. 이후에도 고씨와 어학원 측은 업무와 관련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수습기간이 끝나고 일주일 후 고씨는 "오늘은 감기가 심해서 출근이 어렵다"고 어학원 운영자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운영자는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다음날 어학원은 고씨에게 해고 통지서를 보냈다. 어학원은 고씨가 수습기간 업무평가에서 불합격했고, 근무태도가 좋지 않으며 무단결근을 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고씨는 서울지방노동위에 구제를 신청했으나 서울지방노동위는 어학원 측이 수습기간에 대한 권리를 행사한 것일 뿐이라며 기각했다. 고씨는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구했으나 또 기각당했고, 직접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고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회사는 수습기간이 끝날 무렵 종전 의사표시를 번복해 고씨와 근로계약을 유지하기로 했다"며 "따라서 고씨는 정규 근로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습기간을 마치고 본 채용된 고씨의 지위와 근로관계의 안정을 고려하면 어학원은 다른 징계사유 없이 수습기간 중의 사유만 들어 고씨를 해고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고씨가 결근한 점에 대해서도 어학원 운영자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무단결근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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