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장관이 지난 7월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문화계 블랙리스트'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선고 공판을 마치고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직권남용·위증으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집행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사진제공=뉴스1

대기업으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은 것으로 꼽히는 특정 보수단체, 이른바 '화이트 리스트'에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된 CJ·SK 그룹 고위임원이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지난 14일과 이날 양일에 걸쳐 CJ와 SK그룹 고위 임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그룹은 특정 보수단체에 자금을 지원한 것이 확인된 곳으로 이번에 소환조사를 받은 이들은 화이트 리스트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 관여한 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정부는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화이트 리스트에 꼽힌 보수단체에 대기업 자금으로 부당한 지원을 하는 반면 정부에 반대하는 문화·예술계 인사와 단체들을 소위 '블랙리스트'에 올려 지원배제 대상으로 분류하는 등 방식으로 여론조작을 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블랙리스트' 수사를 진행하면서 화이트 리스트의 존재를 밝혀냈고 이 자료는 검찰로 넘어갔다. 대기업들이 어버이연합 등 화이트 리스트 단체에 지원한 자금 규모는 68억원으로 발표된 바 있다. 대기업들의 지원을 받은 보수단체 관계자들도 조만간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는 이미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선고받는 등 재판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부 장관 등 블랙리스트 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이들은 이번 화이트 리스트 수사와 관련해서도 재차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