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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태영호 납북사건' 등 권위주의 정부시절 수사기관의 불법행위가 드러난 과거사 6건에 대해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 과거 시국사건에 대해 검찰이 스스로 과오를 인정하고 법원의 판단을 다시 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권익환 검사장)는 "과거 검찰이 적법절차를 지키지 못하고 인권보장의 책무를 다하지 못한 지적을 받아온 일부 시국사건을 재점검해 형사소송법에 따라 검사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재심 청구는 문무일 검찰총장의 사과에 따른 후속조치다. 문 총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총장으로서 사상 처음으로 과거 사건처리와 관련해 공식사과에 나섰다. 이어 대검 공안부에 '직권 재심청구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재심을 권고한 사건을 살펴봤다.

이에 따라 납북된 어부 6명을 간첩으로 몰았던 태영호 납북사건을 비롯해 △납북귀환 어부사건 △아람회 사건 △남조선해방전략당 사건 △한국교원노조총연합회 사건 △조총련 연계 간첩사건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18명이 다시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재심 청구에 앞서 당사자나 유족에게 연락을 취해 의견을 듣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진실화해위가 재심을 권고한 73건 중 공범에게 무죄가 선고된 사건 12건을 우선적으로 봤고 이 중 6건에 대해 먼저 재심을 청구한 것"이라며 "나머지 6건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사에 관한 '재심 대응 매뉴얼'을 개정하고 검사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할 필요성이 있는 사건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공익의 대표자로서 검사의 소임을 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검찰은 국가를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대한 상소(상고와 항소를 비롯한 재판 불복)를 자제하기로 했다. 최근엔 '철도노조 파업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노조원 95명에 대해 일괄적으로 재판을 포기하기도 했다. 대법원이 지난 2월 당시 노조위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함에 따라 나머지 노조원에 대해서도 무죄가 예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