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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전경 / 사진제공=뉴스1 |
2015년 7월 마무리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무효 여부를 다투는 1심 재판이 다음달 19일 마무리된다. 지난해 2월 처음 소송이 제기된 지 약 1년8개월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6부는 18일 일성신약 등 소액주주들이 삼성물산을 상대로 낸 합병무효 소송의 최종변론을 열고 내달 19일 오후2시 선고심을 열기로 했다. 이날 변론은 지난 7월17일 이후 2개월여만에 열렸다.
이날 재판에선 그동안 공세를 취해 오던 원고 측이 '판결이 아닌 화해·조정'을 제안했다. 그러나 피고인 삼성 측은 이를 일축했다.
원고 측은 최후변론을 통해 "합병 무효사유를 일일이 적시한 최종 준비서면을 마련했지만 윤병강 일성신약 회장이 서면제출을 간곡히 만류했다"며 "윤 회장과 각별한 사이였던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손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그리고 삼성 임직원들의 고초를 외면할 수 없는 처지 때문"이라고 밝혔다.
원고 측은 "삼성 측의 어렵고 힘든 처지를 원고 측도 다 이해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원만한 방향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게 원고 측의 희망이며 최종 판결이 아니라 피고와의 화해·조정을 통해 이번 갈등을 마무리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피고인 삼성 측은 "합병무효 소송의 효과는 모든 주주에게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원고 개인적 사유로 인해 화해·조정으로 마무리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원고 측 주장을 거부했다.
그간 원고인 일성신약 등이 주장해왔던 합병무효 근거에 대해 삼성 측은 최후변론을 통해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은 그 목적이 정당했고 합병비율도 자본시장법 등 법령에 따라 적법·적정하게 산정됐으며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달리 아무런 절차적 문제도 없었다"고 적극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추가로 의견을 제출할 것이 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원고 측은 "추가로 말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고 했다.
이같은 원고 측의 행보는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윤병강 일성신약 회장은 앞서 진행된 변론에 직접 출석해 "삼성이 수천 명의 소액주주들의 재산을 그냥 약탈해 간 것"이라는 등 강도 높게 비판했으나 이날은 원만한 해결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건은 최초 소송이 제기된 후 선고일이 잇따라 미뤄진 점이 특징이다. 일성신약 등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다는 점, 삼성물산 임직원들이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 지난해 2월 소송을 제기했다.
당초 이 사건의 1심 선고는 지난해 12월15일 예정됐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등을 아우른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며 잇따라 연기됐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관여한 이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재판의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재판부의 판단 때문이었다.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각각 징역 2년6개월형을 선고받고 현재 2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지난달 징역 5년형 실형을 선고받고 2심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최종변론이 원고인 일성신약 측이 사실상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않고 피고 삼성 측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끝난 점은 사실상 일성신약 측이 합병무효 소송의 패소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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