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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국가정보원을 넘어 '이명박정부 청와대'까지 겨냥하기 시작했다.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의 민간인 여론조작팀 운영과 관련,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넘어 '윗선'까지 수사가 뻗어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국정원의 정치개입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2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원 전 원장 윗선으로 자료확보 또는 참고인 조사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최근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 '박원순 제압문건'과 관련한 수사의뢰가 있어 이를 진행하다보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을 총책임자라고 밝혔던 당시는 인터넷상 댓글공작과 관련한 수사의뢰를 기준으로 말했던 것"이라며 "다만 이른 감이 있어 지금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검찰은 국정원이 운영한 민간인 여론조작팀, 이른바 '사이버외곽팀'의 댓글 공작과 관련해 원 전 원장을 총 책임자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뉘앙스가 다소 달라진 셈이다.
앞서 검찰은 최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을 구속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추선희 전 어버이연합 사무총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외곽팀 활동을 관리했던 심리전단은 3차장 산하 조직으로, 이 전 차장은 사이버외곽팀 실무를 중간에서 조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차장이 국정원 댓글부대 활동과 블랙리스트 운영 등에서 보고 라인에 속해 있었던 것으로 보고 해당 부분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날 함께 소환된 추 전 총장의 경우 검찰 조사에서 일부 유의미한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전 총장은 국정원의 국고 지원을 받아 박 시장 비판 활동 등 '관제데모'에 나섰다는 혐의(국정원법상 정치개입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원 전 원장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관계자들 조사 결과에 따라 부분적으로라도 원 전 원장을 조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외곽팀장과 민 전 단장 등의 조사를 통해 외곽팀 활동에 원 전 원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또 검찰은 국정원으로부터 최근 사이버외곽팀에 국정원 자금이 지원됐다는 핵심 증거인 영수증을 추가로 넘겨받아 분석에 착수했다.
한편 검찰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과거 국정원이 작성하고 실행한 '박원순 제압 문건'내용을 두고 이 전 대통령과 원 전 원장 등 11명을 명예훼손 및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이르면 다음 주 박 시장을 불러 고소인 조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시장과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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