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CSI] 무면허로 운전하다 "꽝"…조수석과 자리 바꿨지만

[the L] 에어백에서 나온 DNA로 사실 드러나


임종철 디자이너

무면허 상태로 운전을 하다가 자동차 사고를 낸 A씨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습니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선배 B씨를 운전자로 '바꿔치기'한 겁니다. 면허가 있는 B씨도 이에 동의했고요. 하지만 DNA는 거짓말을 하지 않죠. 

CC(폐쇄회로)TV도 없고 피해 차량 운전자가 가해자를 알아보지 못한 데다 두 사람의 거짓말로 진실 규명이 어려워보였지만, 운전석 에어백에서 A씨의 DNA가 검출되면서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때는 2013년 4월22일. 면허가 없는데도 옆자리에 선배까지 태우고 차를 몰던 A씨는 신호를 위반하다가 다른 차량을 들이받았습니다. 이 일로 피해 차량에 타고 있던 2명이 전치 3~6주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이때 A씨와 B씨는 말을 맞췄습니다. B씨가 운전을 했다고 거짓말하기로 말이죠.

그럼에도 경찰은 두 사람이 다친 부위, 차량 파손 부위, 조수석 유리창에서 확보된 B씨의 DNA 등을 근거로 A씨를 운전자로 지목했습니다. 도로교통공단의 감정 결과도 A씨가 운전자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계속 발뺌했습니다. A씨는 구속되고도 주장을 꺾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당사자들이 범행을 부인하는 채로 종결되나 싶었던 사건이 반전을 맞았습니다. 수사팀 일원의 머리를 '번쩍'하고 스쳐간 생각 때문인데요. 수사팀은 '차량 파손 정도에 비춰 에어백이 작동됐을 테고 거기서 운전자의 DNA를 검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수사팀은 대검찰청 DNA 감정팀에 의뢰한 끝에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습니다. 에어백에서 A씨의 DNA가 나온 겁니다. 폐차 대기 중인 상태여서 조금만 늦었으면 결정적인 증거를 놓쳤을 겁니다. 에어백에서 검출된 DNA는 결국 A씨와 B씨의 자백을 이끌어 냈습니다. 

A씨는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등 혐의로, B씨는 범인도피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씨에게는 징역 8월의 실형, B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이 각각 선고됐습니다. 거짓말 때문에 처벌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A씨는 이전에도 무면허로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습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끝까지 범행을 부인해 죄질 및 죄책이 무겁다"고 지적했습니다.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사정도 고려했습니다. B씨에 대해서는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곤란하게 해 국가의 형사사법작용을 방해했다"고 꼬집었습니다. 

과학 수사가 아니었다면 A씨는 처벌을 피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혈흔 등이 묻지 않아도 피부 접촉만으로 DNA를 채취할 수 있다는 사실, 이 사건 수사를 통해 확실히 증명됐습니다. 결국 범인의 자백까지 끌어냈으니 DNA가 이 수사의 일등공신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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