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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프로그램 2만2000여건을 재생할 수 있는 '임베디드 링크'를 제공한 사이트 운영자가 TV 3사에 수천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임베디드 링크란 일반적인 링크와는 달리 링크에 연결된 사이트를 찾아가지 않고도 직접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링크를 말한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한국방송공사, 문화방송, SBS 등 공중파 3사가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 운영자 박모씨에게 저작권이 침해됐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공중파 3사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고 27일 밝혔다.

박씨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방송 프로그램 2만2000여 건을 재생할 수 있는 임베디드 링크를 담은 게시물을 자신이 운영하는 여러 사이트에 올렸다. 이에 공중파 3사는 박씨의 행위로 인해 저작권이 침해되는 등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방송사당 1억원을 박씨에게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박씨는 저작권법에서 금지하는 '전송 행위'를 한 적이 없고 자신의 사이트 게시물에 해외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게시된 방송 프로그램을 '임베디드 링크'해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씨가 링크를 하긴 했지만 임베디드 링크 방식의 특성 상 박씨의 사이트의 이용자는 클릭 등의 추가 조치 없이도 게시물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을 제한 없이 직접 재생할 수 있었다.

1심 재판부는 공중파 3사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게시물을 작성한 박씨는 공중파 3사의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저작재산권인 공중송신권을 직접 침해했다”고 봤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클릭없이 해당 동영상을 바로 볼 수 있는 ‘임베디드 링크’라고 하더라도 저작권자인 방송 3사의 전송권을 직접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지만, 박씨의 공중송신권(전송권) 침해행위의 방조는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박씨의 행위는 사이트 이용자들로 하여금 편리하게 해외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 게시된 방송 프로그램의 복제물을 전송받을 수 있도록 했다”라고 평가하면서 “박씨는 공중파 3사의 공중송신권(전송권) 침해를 고의로 방조한 자로 공중파 3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며 공중파 3사에게 각각 1200만원에서 95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금액은 사이트에서 배너광고가 노출된 총횟수, 모든 페이지의 평균 배너 광고 수, 전체 게시물에서 차지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비중 등과 공중파 3사가 프로그램 1회당 얻는 수익 등을 고려해 책정됐다. 방송 프로그램이 2012년 또는 2013년에 상영된 것이었고, 링크 중 상당 수가 재생 중단된 상태였던 점도 함께 고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