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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 리포트] M&A 요즘 대세 '진술보장 보험'이 뭐길래…

[the L] M&A 등 계약체결 후 드러날 위험, 보험으로 해결


# 글로벌 투자은행(IB) 맥쿼리는 올초 국내 음식물 폐기물 처리업체 리클린의 지분 95%를 600억원을 주고 사들였다. 이는 매도자인 이음 사모펀드(PE)와 코너스톤아시아 측이 처음 지분을 인수할 때 가격의 두 배에 달한다. 그만큼 맥쿼리의 매수의지가 강했다.

그런데 이 매각은 사실 막판에 틀어질 뻔 했다. 리클린 실사 과정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부실이 계약체결 이후 새로 발견될 경우 손해배상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다. 매도인측은 손해배상을 할 수 없다고 버텼다. 사모펀드는 투자자들로부터 조달한 자금으로 기업에 투자하기 때문에 투자대상을 다른 회사에 매각한 뒤엔 반드시 투자자들에게 돈을 돌려줘야 한다. 이 시점 이후 매수자가 매물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 사모펀드 운용사가 덤터기를 쓰게 되기 때문이다.

매듭이 풀리기 시작한 건 맥쿼리 측이 '진술보장'(W&I·보증·면책) 보험에 가입하겠다고 나서면서다. 리클린에서 추후 부실이 발견될 경우 발생할 손해를 별도의 보험으로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후 협상은 순탄하게 계약 체결까지 이어졌다.

◇ 진술보장보험으로 안전하게 기업 인수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진술보장보험이 뜨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연간 10여건씩의 진술보장보험이 국내에서 체결되고 있다. 진술보장보험은 당사자들이 거래 당시 시점에 '서로가 알지 못하는 위험'(Unknown Risk)을 처리하는 금융상품이다. 보험사 등 제3자가 매도인, 매수인 사이에서 계약 체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줄여준다는 개념으로 고안됐다.

통상 매도인은 기업을 팔 때 계약서에 해당 기업의 현 상태를 보증하게 된다. 예컨대 '매도 대상 업체의 현재 부채는 100억원 이상이 아님을 보장한다'는 따위의 조항을 넣는 식이다. 진술보장보험은 이러한 매수인의 보장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될 경우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 이 손해를 보전해주는 구조다.

진술보장보험에 가입할 경우 매도자 입장에서는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기업 등 매물의 소유권을 넘겨준 뒤 돈을 넘겨받으면 거래가 끝난다. 과거에는 보장조항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매수자의 손해배상 청구가 있을 경우에 대비해 일정 기간 동안 매도대금의 일부를 유보해뒀다. 손해배상 과정에서의 이견이 생기면 소송처럼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매수자 입장에서도 보험사를 통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보전받을 길이 생겨 보다 안전한 M&A가 가능해졌다.

국내 한 중견 PE 운용사의 대표는 "진술보장보험은 계약 이후 시점에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크게 줄여준다"며 "매도인, 매수인 양측 모두 조속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해 줄 뿐 아니라 소송 부담을 덜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 2억원으로 100억원 손해 방지

영국 호주 등에선 일반화된 진술보장보험이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건 2012년 이후다. AIG코리아가 관련 상품을 당국에 등록하면서부터다. 지금은 현대해상화재도 외국 보험사가 운용을 담당하는 진술보장보험을 국내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의 전상민 미국 변호사는 "진술보장보험이란 상품 자체가 한국에 뒤늦게 소개됐지만 그 편의성 때문에 활용도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진 대부분의 가입자가 매수인이다. 매도인의 부담을 덜어줘 계약을 조속히 체결하기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다.

매도대상 기업의 지분가치가 1000억원이라면 보험으로 담보되는 금액은 약 10%인 100억원 정도다. 보험료는 보험으로 담보되는 부분(매매대금의 10%)의 약 2%로, 약 2억원이 실제 보험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다. 즉 2억원 가량의 보험료를 내면 추후 발생할 손해를 100억원까지 막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물론 보험사도 별도로 해당 거래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로펌들이 법적 리스크를 검토하는 작업을 한다.

그러나 진술보장보험이 계약 체결 이후 발생하는 모든 위험을 막아주지는 못한다. 구대훈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진술보장보험은 기본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리스크'만을 커버해준다"며 "계약과 관련한 모든 불확실성이 보험으로 커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토양 오염으로 환경복구 비용과 같은 우발채무 발생이 우려되는 회사를 인수할 때 '토양오염'이라는 불확실성은 보험지급 예외사유로 간주된다. 이 경우 별도의 환경보험에 가입하거나 향후 복구비용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매매 가격을 당사자 사이에 조정하는 등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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