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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판례氏] 남의 극본에 살 붙이면 나도 '공동저작자'?

[the L] 대법 "최초 저작자의 '공동창작' 의사 없으면 저작권 침해"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소설이나 만화를 작가 한명이 아니라 팀이 만드는 시대다. 기획에서 취재, 집필, 출간에 이르는 전 과정이 많은 이들의 협력으로 이뤄진다는 얘기다. 

그런데 남이 만든 작품의 일부를 허락 없이 가져와 뒷 부분에 살을 붙일 경우 나는 해당 작품의 '공동저작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최초 저작자에게 '공동창작'의 의사가 없다면 사후적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공동저작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2016년 7월29일 선고, 2014도16517)가 있어 소개한다.

2009년 7월 A씨는 지상파 방송사의 드라마 총괄 기획자인 B씨와 32회분 드라마 극본 집필계약을 체결했다. A씨가 1회에서 6회까지의 대본을 집필한 상태에서 B씨는 일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A씨는 본인이 작성한 대본을 사용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통보했다.

그러나 B씨는 다른 작가들을 통해 A씨가 이미 작성한 대본에 살을 붙여 32회분 대본을 완성했다. 이 드라마는 2010년 방영을 마쳤다. B씨는 드라마 극본을 재가공해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다.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는 "해당 드라마 극본과 소설은 A씨와의 공동저작물"이라며 "A씨와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소설을 출판한 행위는 A씨의 저작권을 침해한 행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원심에서 벌금 200만원 형을 선고받은 B씨의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2인 이상이 공동창작 의사를 가지고 창작적인 표현형식 자체에 공동의 기여를 함으로써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해 이용할 수 없는 단일한 저작물이 '공동저작물'이며 그 경우의 저작자들이 '공동저작자'"라고 설명했다.

또 "2인 이상이 시기를 달리해 순차적으로 창작에 기여해 단일 저작물이 만들어진 경우 선행 저작자에게 '내가 창작한 부분이 하나의 저작물로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행 저작자의 수정·증감을 통해 분리이용이 불가능한 하나의 저작물을 완성한다'는 의사가 있어야 공동창작 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공동창작의 의사가 없다면 선행 저작자의 창작부분이 미완성 상태였고 후행 저작자의 수정·증감을 통해 분리이용이 불가능한 하나의 저작물이 완성된 경우는 해당 저작물은 '선행 저작자의 창작부분을 원저작물로 하는 2차적 저작물'로 볼 수 있을지언정 공동저작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관련조항
저작권법 제2조(정의) 
21. "공동저작물"은 2인 이상이 공동으로 창작한 저작물로서 각자의 이바지한 부분을 분리하여 이용할 수 없는 것을 말한다.

저작권법 제5조(2차적저작물)
① 원저작물을 번역ㆍ편곡ㆍ변형ㆍ각색ㆍ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이하 "2차적저작물"이라 한다)은 독자적인 저작물로서 보호된다.
② 2차적저작물의 보호는 그 원저작물의 저작자의 권리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저작권법 제136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1.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제93조에 따른 권리는 제외한다)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
2. 제129조의3제1항에 따른 법원의 명령을 정당한 이유 없이 위반한 자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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