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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뒤 이혼 급증…부부싸움 방지법은?

[the L] 명절 후 아내 아닌 남편이 먼저 이혼 요구하는 사례 늘어…"명절에 남편이 할 일 미리 메모하면 갈등 줄어"

/그래픽=이지혜 디자이너

# 결혼 3년차인 직장인 A씨(37)는 추석 연휴가 두렵다. 최장 10일간의 '황금 연휴'라지만 결혼 안한 사람들 얘기일 뿐. A씨는 오히려 연휴가 긴 게 싫다. 부모님은 속도 모르고 차례를 지낸 뒤 짧게 일본으로 여행을 가자고 하신다. 비용은 부모님이 다 부담하시겠단다. 아내에게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아내는 "그래, 안 간다고 하면 싫어하시겠지"라며 내키지 않는 표정이다. 가운데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이왕 가는 거 기분 좋게 가 주지'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 직장인 B씨(31·여)도 추석이 싫다. 5년간 사귄 대학 동기 남편과 1년 전 결혼식을 올렸다. 명절은 지난 설날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시부모님은 여전히 불편하다. 남편은 시댁에만 가면 가사일은 뒷전이다. 지난 설날에 어머니가 "우리 아들은 공부만 해서 설거지도 잘 못해"라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 '어머니, 저도 같은 학교 나왔고 어머니 아들보다 더 좋은 직장 다니거든요?'라는 말이 혀 끝에 맴돌았다.

명절을 전후해 사이가 나빠지는 부부들의 이야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오랜 기간 불만을 참아오다 명절 직후 이혼을 결심하는 사례도 많다. 시대가 변했다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의 명절 문화는 시댁이 중심이다. 아내 입장에선 서운함이 쌓이고, 결국 다툼이 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남편들이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아내의 눈치를 보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2일 대법원에 따르면 매년 추석 연휴 직후엔 법원에 접수되는 이혼 건수가 급증한다. 2015년의 경우 9월 이혼 접수 건수는 3190건이었는데 추석 이후인 10월엔 3541건으로 늘었다.

가정 사건을 전문으로 다루는 변호사들도 해마다 명절 직후 이혼 상담 건수가 늘어난다고 전했다. 한 변호사는 "평소 배우자에게 쌓여 있던 불만이 명절과 같은 큰 사건을 계기로 폭발해 이혼을 고려하게 되는 경우가 잦다"고 했다. 가족들이 모이는 명절에 집안 어른들과 상의한 뒤 이혼을 결심하는 사례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보통 명절 스트레스를 여성들의 몫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몇년 사이 명절 뒤 남성들이 먼저 이혼을 요구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요새는 부모님이 아들에게 '네 처는 와서 표정도 안좋고 이러니 가족이 불편하기만 하다. 그냥 아이들 데리고 너만 왔다 가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남편들이 부모님과 부인 사이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문제들을 제대로 조정하지 못하고 폭발해 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명절 연휴 부부 간 위기를 잘 넘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정상담 전문가 김숙기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장은 '메모'만 제대로 해도 다툼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부분의 남편들이 뭘 어떻게 도와줘야할지 모르겠다고 한다"며 "명절 계획을 세울 때 부인들이 구체적으로 남편이 해야 할 일을 적어주면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 선물은 무엇을 몇개나 살지, 고향에 내려가는 차편은 어떻게 준비할지, 시댁에 들렀다 며칠 몇시에 친정집으로 출발할지 등을 미리 말로만 상의할 것이 아니라 간단히 적어둬야 한다"며 "이 경우 합의가 된 내용을 지키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서로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크게 덜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뻔한 이야기지만 부부 사이 이해와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상담 전문가는 "서로가 먼저 '많이 힘들었지? 고생많았어'와 같은 말 한마디를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은 명절 때 남편이나 부인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태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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