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 사진=이기범기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홍봉진 기자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48)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61) 등에 대한 선고공판이 이번 주 잇따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15일 오후 2시10분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고도의 기밀성이 요구되는 청와대 문건을 최순실씨(61)에게 유출해 사익추구에 이용되도록 했다며 징역 2년 6개월형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당초 정 전 비서관에 대한 선고를 박근혜 전 대통령(65) 재판과 같은 시점에 내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변호인단 총 사퇴를 통한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여타 국정농단 혐의의 공범들에 대한 재판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 선고심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형표 전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61)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도 14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문 전 장관은 국민연금에 부당한 압력을 가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이 상정된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가했다는 혐의에 유죄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홍 전 본부장도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 합병안 찬성을 지시해 국민연금에 손실을 끼친 혐의로 문 전 장관과 같은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정 전 비서관과 문 전 장관, 홍 전 본부장 등에 대한 선고결과가 주목되는 이유는 이들에 적용된 혐의들이 박 전 대통령의 재판과 연계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포스코 계열 광고업체 포레카의 지분 강탈을 도모한 혐의를 받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48)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에 대한 1심 재판도 22일로 예정돼 있다.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들도 역시 박 전 대통령에게 함께 적용돼 있는 상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판절차가 한 달 가까이 지연되고 있지만 공범들에 대한 선고 결과를 통해 박 전 대통령에 적용된 개개 혐의들의 유·무죄 여부를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21)의 대학 부정입학 등 학사비리에 연루된 이들에 대한 선고도 이번 주중 내려진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조영철)는 최순실씨와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55)을 비롯해 남궁곤 전 입학처장(56),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62), 유철균 전 교수(51), 이인성 전 교수(54) 등 이화여대 교수들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을 14일에 진행한다.

1심에서 최순실씨는 징역 3년형, 최 전 총장은 징역 2년형, 남궁 전 처장은 징역 1년 6개월형을 각각 선고받았다. 항소심이 진행되는 동안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에게 징역 7년형을 구형했고 최 전 총장과 남궁 전 처장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5년형과 4년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13일에는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고영태씨(41)에 대한 공판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50)에 대한 공판이 각각 열린다. 16일에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등에 대한 공판과 문화·예술계 인사에 대한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 작성·집행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 등에 대한 공판도 열린다.

이 밖에 뇌물 수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3개월형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82) 재판의 항소심 선고도 15일 열린다. 이 전 의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았으나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에 대한 선고도 같이 진행된다.

3조5000억원대 'LNG(액화천연가스) 저장탱크' 입찰 담합 사건에 연루된 대림산업 등 건설사 10곳과 이들 소속 임직원 20명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14일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