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석 서울대병원장 /사진=홍봉진 기자

고(故) 백남기 농민의 생전 병세를 청와대에 보고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56)에 대해 검찰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진동)는 최근 서 원장 고발 사건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서 원장이 백씨가 숨지기 하루 전에 당시 김재원 정무수석비서관에게 '백씨 병세가 위독해 조만간 숨질 가능성이 많다'는 정보를 알려준 사실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의료법에서 정하고 있는 누설 금지 정보는 환자의 비밀과 같은 개인적 정보로 한정해야 한다"고 불기소 배경을 설명했다.

당시 백씨의 병세가 위독해 조만간 숨질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유족 등에 의해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있었던 만큼 해당 정보가 의료법에 규정된 누설 금지 정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특히 "의료법이 '비밀'을 누설하면 안된다고 했다가 '정보'를 누설하면 안된다는 쪽으로 개정이 됐다"며 "여기서 말하는 정보는 사생활이 침해될 만한 보호 가치가 있는 정보로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하고, 환자 상태에 대한 광범위한 모든 정보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백씨 유족 측은 지난 1월 서 원장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고발했다. 서 원장이 백씨 병세를 청와대에 보고하고 대응책을 협의한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었다. 특검 수사 기간이 끝나면서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가 맡게 됐다.

백씨는 2015년 11월14일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석했다가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고 곧바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1년에 가까운 투병 생활 끝인 지난해 9월25일 숨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달 17일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구은수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등 경찰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