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국정농단으로 몰리게 된 것은 고씨 등이 기획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것은 불법적인 행위라 생각하고 나중에 또 다른 국정농단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재판장이 형벌을 가해주길 바란다. 받은게 없는데 받았다고 해서 진실을 밝히고자 나왔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재판 시작부터 "제가 대통령 뒤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약점을 (고씨가) 잡았다. 그런 요구를 들어줬던 걸 후회가 막급하다"며 고씨 측과 각을 세웠다.

검찰은 고씨가 세관장에 임명할 사람을 알아보라는 최씨의 지시를 받고 김씨를 추천했고, 최씨가 이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추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고씨가 최씨에게 추천한 이후 김모씨는 인천본부세관장 자리에 올랐다.

최씨는 고씨가 추천한 인물을 청와대 측에 전달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최씨는 '고씨가 김모씨를 인천세관장으로 추천하며 정말 청렴한 분이고 인천세관 본부장 자리에 가실만한 분이다'고 말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추천이라기보다 청와대 인사시스템이 있으니까, 괜찮을 것 같다고 추천을 해 봤다"고 답했다.

하지만 추천 대가로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제가 추천해 준 사람한테 선물을 받은 것도 없고 대가를 요구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고씨 측으로부터 대가를 받은 적 없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내가 각서를 쓰고 3000만원을 빌려줬는데 (고씨가) 아직도 못갚았다. 내가 (고씨에게) 200만원을 받는게 말이 되느냐"고 답했다. 앞서 최씨는 검찰 조사에서 "내가 200만원을 받을 군번이 아니다"며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최씨는 거듭 "국정농단 기획자는 고씨로 많은 협박과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최씨는 '고씨가 증인에게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폭로하겠다며 1억원을 요구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CCTV로 몰래 촬영해 언론에 넘기고, 대통령 주변에 모든 것을 언론사에 넘기면서 공갈협박한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씨는 2015년 인천본부세관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상관인 김모씨를 세관장으로 승진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사례금 명목으로 22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고씨는 지난달 27일 검찰에 체포된지 199일만에 보석(보증금 납부 또는 다른 조건을 붙여 이뤄지는 석방) 청구가 받아들여져 자유인 신분으로 풀려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