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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삼성합병 찬성, 朴 지시" 항소심 첫 판단

[the L] 문형표·홍완선, 항소심서 2년6개월형 선고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뉴스1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진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65)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는 판단이 항소심에선 처음으로 나왔다.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부정한 청탁'과 '뇌물'을 주고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재판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판사 이재영)는 14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에 대해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2년6월을 선고하면서 "문 전 장관은 '삼성 합병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문제를 잘 챙겨보라'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심 판결문에는 이 같은 표현이 없었다.

법원이 삼성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찬성에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직접 밝힌 것은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에선 처음이다. 1심의 경우 지난 8월 이 부회장의 뇌물사건 선고 당시 재판부가 박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음을 인정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재판부는 "홍 전 본부장은 조작된 합병 시너지 수치를 국민연금 투자위원회에 발표하는 등 방법으로 합병안건 찬성을 유도했다"며 "이재용과 삼성그룹에 '가액 불상'(금액이 불분명한)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국민연금에는 가액불상의 손실을 끼쳤다"고 판시했다.

또 "문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받은 적이 없어 범행동기도 없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문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적어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이므로 범행동기가 없다는 문 전 장관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검찰과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3회에 걸친 독대를 통해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작업과 최순실씨(61) 지원을 두고 '묵시적 청탁'을 주고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최씨 딸 정유라씨(21) 승마지원에 뇌물을 대고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연금을 움직였다는 논리다.

한편 법조계는 검찰과 특검이 이번 문 전 장관의 항소심 판결을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유죄를 입증하는 데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특검은 문 전 장관, 홍 전 본부장 사건에 대한 2심 판결을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뇌물 재판에도 활용하기 위해 이 판결문을 재판에 증거로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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