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20일 이·안 전 비서관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및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이들에 대한 구속기한은 20일 자정 만료된다.

이들은 청와대에 재직하는 동안 국정원에서 매달 5000만∼1억원씩 총 40억원 상당을 상납받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돈을 뇌물로 규정하고, 돈의 종착지를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에게 특활비를 건넨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도 구속됐다. 다만 이병호 전 원장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검찰은 국정원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대기업을 압박해 특정 보수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게 한 '화이트리스트' 의혹 사건을 수사하던 중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관리하던 특활비 일부가 청와대 등 외부로 흘러간 단서를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이·안 전 비서관과 3명의 전직 국정원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검찰은 이·안 전 비서관 등 관련자를 수차례 소환해 특활비 상납 경위 등을 파악했다. 이들은 국정원에서 돈을 전달받은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이를 사적으로 유용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전 비서관은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돈을 받았고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검찰 수사는 국정원에서 전달된 특활비의 용처를 파악하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앞서 검찰 관계자는 "공무원이 나랏돈으로 뇌물을 제공했고, 이 돈을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적으로 사용한 것이라는 게 이 사건의 실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매입에 자금이 쓰였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관계자들을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한편 이·안 전 비서관과 함께 박근혜정부 실세로 '문고리 3인방'이라 불렸던 정호성 전 비서관도 이 의혹에 연루돼 있다. 정 전 비서관이 이미 최씨에게 각종 청와대 기밀 등을 누설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만큼 검찰은 이·안 전 비서관을 재판에 넘긴 뒤 보강 조사를 거쳐 정 전 비서관도 추가로 재판에 넘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