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오는 27일 오전 10시 박 전 대통령 재판을 재개한다고 20일 밝혔다. 법원은 "재판 기일은 정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당일 재판 출석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27일 'CJ그룹 인시개입 의혹'과 관련 손경식 CJ그룹 회장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증인 심문을 시작으로 재판을 재개할 예정이다. 또 28일에는 김건훈 전 청와대 정책조정실 행정관과 정동훈 K스포츠재단 전 이사장을 증인으로 불러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운영, 대기업 지원 경위 등에 대한 심리를 진행한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지난달 16일 법원이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멈춰진 상태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하며 "다시 구속 재판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가 없다"며 재판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유영하 변호사 등 사선 변호인단 7명 역시 전원 사임계를 제출했다.

이에따라 재판부는 지난달 25일 법조경력 6~31년차 국선변호인 5명을 선임해 변호인단을 꾸렸다. 한 명의 피고인에게 5명 이상의 국선변호인이 투입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재판부는 기록만 12만 페이지에 달하는 사건인 점을 고려해 변호인단의 사건 파악을 위해 재판을 연기해왔다.

42일만에 재판은 다시 열리지만 박 전 대통령의 출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점쳐진다. 박 전 대통령은 국선변호인단의 접견조차 허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 역시 불출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 중이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나오지 않더라도 '궐석재판'이 가능할 전망이다. 형사소송법 제272조의2는 구속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교도관에 의한 인치가 불가능할 경우 출석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한 경우 피고인의 출석 없이 공판을 진행할 수 있다며 "오히려 공판 진행을 하지 않을 때 법치주의 훼손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