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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칼' 플리바게닝…檢, 6년만에 숙원 이루나

[the L] "거악 척결·효율적 수사" vs "피해자 배제·법감정 위배"



검찰이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에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유죄협상제도)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실제 도입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자신의 죄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의 범죄를 털어놓을 경우 선처해주는 제도로 검찰의 오랜 숙원과제였지만, 법조계에선 찬반 양론이 극렬히 맞서왔다. 결국 칼자루는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쥐게 될 전망이다.

◇‘양날의 칼’ 플리바게닝

플리바게닝의 가장 큰 장점은 효율적인 범죄 수사와 숨어있는 거악 척결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뇌물 등 권력형 비리처럼 증거나 진술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건에서 공범의 진술을 통해 몸통에 해당하는 최종책임자를 처벌하는 게 용이해진다. 피의자들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수사 방해 기법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이에 맞설 카드가 필요하다는 게 검찰의 플리바게닝 도입 논리다. 플리바게닝이 도입되면 수사와 재판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증거능력문제 등 소송상의 어려움도 피할 수 있다.

한 부장검사는 “플리바게닝이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지만 기소편의주의 아래 사실상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라며 “검찰에도 무기를 쥐어주는 차원에서 수사협조자에 대한 처벌 경감을 양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플리바게닝에 반대하는 쪽에선 검찰권 남용을 우려한다. 기소 여부를 법률에 근거해 결정하도록 하는 기소법정주의가 동시에 도입된다 해도 사실상 기소편의주의에 가깝게 제도가 운영될 소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검사가 피의자와 거래해 범죄사실을 덮고 형을 깎아주는 것은 사법정의과 국민 법감정에 반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협상 과정에서 피해자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피의자가 더 큰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수사에 협조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한 판사는 “플리바게닝 도입을 추진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사법정의는 거래대상이 아니다”라며 “ 법조계에 대한 불신만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도 “수사협조자와 협상이 이뤄진다면 ‘갑’인 검찰이 처음부터 과도하게 기소해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법원의 통제가 이뤄진다고 해도 검사가 제시하는 사실과 관련 자료를 토대로 신속하게 감형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재판절차가 형해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 6년 만의 재도전

법무부와 검찰은 6년 전에도 플리바게닝 도입을 추진했다. 법무부는 지난 2011년 이른바 ‘한국형 플리바게닝’으로 불린 ‘내부증언자 소추면제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내놨다. 조직·마약·뇌물 범죄에서 ‘타인의 범죄’ 규명에 중요한 진술을 할 경우 기소를 면해주거나 형을 감면해 주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당시 법원과 학계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범죄자에 대한 처벌 여부와 수위까지 결정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범죄자와의 타협이라는 점도 국민 법 감정에 배치되면서 개정안은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2011년 인권위원회는 “수사기관이 기소를 면제해주는 것은 공판중심주의와 삼권분립 원칙에 어긋나고 (플리바게닝 혜택을 받은 이가 저지른 범죄의) 피해자들이 법정 증언 등을 할 기회를 잃는 등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결국 개정안은 국무회의까지 통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정식 논의조차 되지 못한 채 18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플리바게닝은 미국 등 영미법계 국가에서 그동안 널리 활용돼 왔다. 대륙법계 국가 중에서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이미 허용했다. 지난해엔 일본도 ‘협의·합의제도’라는 이름으로 플리바게닝을 형사소송법에 전격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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