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 3권을 아시나요? 근로자들이 갖는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합쳐서 근로 3권이라고 합니다. 이 근로 3권은 근로자의 권익과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해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죠.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는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해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근로 3권의 근거가 되는 조항이죠.

그러나 모든 근로자들이 근로 3권을 보장받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방위산업체에서 일하는 경우에는 국가 공익을 위해서 쟁의행위를 금지하도록 법률로 제정돼 있습니다. 공익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경우 일부 근로자들의 권리를 제한한 사례죠.

그런데 이와 관련한 사건이 생겨 대법원 판결이 2017년 7월 내려졌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방위산업체 하도급근로자들’이 노동조합법에서 파업을 금지하는 ‘방위산업체 노동자’에 포함이 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김씨는 H중공업의 사내협력업체에서 일하면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방산물자인 특수선 도장업무에 종사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2014년 11월6일부터 2015년 1월23일까지 총 32회(합계 109시간)에 걸쳐 파업을 벌여 문제가 됐습니다.

김씨는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중 전력, 용수 및 방산물자의 완성에 필요한 제조나 가공 등의 업무를 하는 자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이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1심, 2심 법원은 김씨를 무죄로 봤습니다. 대법원은 어땠을까요.

대법원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주요 방위산업체 소속의 근로자에게 쟁의행위가 금지돼 있는 건 맞지만 여기에 하도급업체 근로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그들까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고 본다면 근로 3권이 제한되는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진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주요 방위산업체의 원활한 가동이 국가의 안전보장에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에 법률로 주요 방위산업체 종사자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도 "형벌 법규 엄격해석의 원칙에 비춰 볼 때 쟁의행위가 금지돼 기본권이 중대하게 제한되는 근로자의 범위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김씨를 무죄라고 판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