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변협, 실무수습 변호사 근로계약서 놓고 격론…왜?

[the L] [서초동살롱]


지난달 1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회관. 변협 상임이사회에서 격론이 벌어졌습니다. 변협 산하 청년변호사특별위원회(청년특위)가 마련한 '변호사 실무수습 표준계약서' 통과 여부를 놓고서였습니다. 근로자인 실무수습 변호사들과 사용자들 사이에 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표준 근로계약서죠.

현행법상 변호사시험을 합격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졸업생은 회사, 공공기관, 법무법인 등 법률사무종사기관으로 지정된 곳에서 6개월의 의무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법률사무소를 열거나 법무법인 구성원이 되는 등 변호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렇게 의무 교육을 받는 중인 변호사들을 '실무수습 변호사'라고 부릅니다.

많은 실무수습 변호사들은 이 과정에서 열악한 근무환경에 시달리면서도 근무가 채용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열악한 처우를 감수하고 있습니다. 일부 법무법인은 최저임금보다 못한 헐값에 이들을 부리거나 급기야 '식대·거마비'로 급여를 갈음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실시한 '6개월 법정 실무수습 기간 문제점에 대한 실태조사'를 보면 '연수 기간 급여를 못 받았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 597명 가운데 11.2%(67명)를 차지했습니다.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이죠.

대다수 법률사무종사기관의 법률 교육은 상급자에 의한 도제식으로 이뤄집니다. 그리고 그 교육내용 중 상당 부분은 서면 작성 등 상급자의 업무를 분배받아 수행하는 근로관계에 해당합니다. 6개월 동안의 실무수습기간 동안 변호사들에게 오로지 집체교육만을 시키면서 아무런 업무도 하지 않도록 하는 법률사무종사기관은 변협의 자체 교육을 제외하면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관행을 고치기 위해 청년특위가 만든 게 이 표준계약서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대부분 근로기준법 조문을 준용하는 수준으로 작성된 말 그대로의 표준계약서일 뿐이었습니다. 법만 지킨다면 계약 이행에 아무런 부담이 없습니다. 게다가 이 표준계약서는 강제력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 표준계약서가 문제가 된 건 왜일까요?

이날 표준계약서 통과에 반대했던 일부 이사들은 표준계약서 내용이 사용자인 개업 변호사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실무수습은 교육의 일환일 뿐 실제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닌 만큼 근로기준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도 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이날 변협 상임이사회는 표준계약서는 통과시키되 일부 내용은 청년특위에 수정을 요구하기로 결론내렸습니다. 한 소식통은 "경력이 오래 된 이사들이 표준계약서 통과를 너무 심하게 반대해 원안에 있던 출산휴가 및 연차에 대한 부분만 수정하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후배 변호사들을 위해 법대로 하자는 최소한의 요구도 그들에겐 큰 부담이었던 걸까요?



페이스북 공유트위터 공유
목록
 
세상과 잘 사는법, 내가 잘 사는법 - 네이버 법률 KLA - 제1회 대한민국 법무대상 신청하기
모든 법령정보가 여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