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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도 몰수 대상?…법원, 가상통화 법적가치 인정할까

[the L 리포트] 檢 "음란사이트 범죄수익 비트코인도 몰수"…수원지법 항소심 9일 선고


음란사이트가 이용자로부터 돈 대신 받은 가상통화도 몰수 대상일까? 가상통화는 법적 성격과 실체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조만간 내려진다. 만약 법원이 가상통화를 몰수 대상으로 인정한다면 사법부가 가상통화의 법적 가치를 인정하는 첫번째 판결이 된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모(33)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오는 9일 이뤄진다. 앞서 안씨는 120만여명을 회원으로 둔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용료 등으로 19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수원지검의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안씨는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3억4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물리적 실체 없는 비트코인


안씨가 음란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이용자들로부터 받은 대가 중에는 가상통화인 비트코인 216개가 포함돼 있다. 비트코인은 P2P(개인간 거래)를 통해 파일을 내려받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온라인 가상통화다. 지폐나 동전과 같은 물리적인 형태가 없을 뿐 아니라 통화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중앙장치가 존재하지 않는 구조다.

1심 당시 이 216 비트코인의 가치는 수억원대였지만 이후 가치가 급격하게 올랐다. 1월2일 현재 비트코인은 1개당 1872만원에 달해 216 비트코인은 약 40여억원 상당의 가치가 됐다. 이 비트코인 지갑은 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압수한 상태다. 현행 형법상 범죄로 인해 취득한 '물건'은 몰수하되 몰수가 불가능한 수익은 그 가액을 추징하게 돼 있다.

1심에서 검찰과 안씨는 이 비트코인 몰수·추징 여부를 놓고 맹렬히 다퉜다. 검찰은 피고인과 피고인의 부친, 동생, 여자친구의 계좌들에 현금으로 입금된 금액 14억7000만원과 216 비트코인(2017년 4월 기준 약 5억원)을 합쳐 약 19억7000만원이 범죄수익에 해당한다며 216 비트코인을 몰수하고 14억7000만원을 추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씨는 "해당 계좌들에 입금된 금액에는 적법하게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얻은 수익이 포함돼 있어 계좌들에 입금된 금액 전부를 범죄수익으로 봐선 안 되고, 검찰에서 스스로 인정한 3억4000만원만이 범죄수익에 해당한다"며 "비트코인은 현금과 달리 물리적 실체가 없는 전자화된 파일의 형태여서 몰수가 적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1심 "비트코인 몰수 적절치 않다"…2심은?


1심 법원은 안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검사 제출 증거만으로는 안씨가 인정한 3억4000만원을 초과해 범죄수익을 얻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면서 "몰수·추징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나 추징액의 인정 등은 범죄구성요건사실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엄격한 증명은 필요 없지만 역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어야 하고, 그 대상이 되는 범죄수익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추징할 수 없다"고 봤다.

법원은 이어 "안씨의 범죄수익을 3억4000만원으로 인정하는 이상 객관적 기준가치를 상정할 수 없는 216 비트코인 중 위 범죄수익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특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은 현금과는 달리 물리적 실체 없이 전자화된 파일의 형태로 되어 있어 몰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아니하다"며 3억4000만원만을 현금으로 추징했다. 가상통화의 법적 가치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셈이다.

이에 검찰은 즉각 항소했다. 실체는 없지만 재산으로 인정하는 채권처럼 비트코인도 환금이 가능한 몰수 대상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1심 재판부는 비트코인이 물리적 실체가 없어 몰수하기 적절치 않다고 했지만 비트코인은 현실적으로 엄연히 재화 가치가 있는 재산에 해당한다"며 "채권처럼 비트코인도 환가가 가능한 몰수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씨는 비트코인을 지켜내기 위해 법무법인 바른을 선임하고, 항소심 재판부에 14차례나 반성문을 냈다. 항소심의 판단에 따라 비트코인이 공매 대상인지 여부도 결정될 전망이다. 현행 국세징수법상 공매는 법정 화폐를 제외한 부동산·유가증권 등에 대해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법원이 1심과 같이 비트코인에 대한 몰수 또는 추징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가상통화의 법적 가치에 대한 판단은 또 한번 미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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